'이민형(구마유시) 프로게이머 이야기'
월즈 3연패를 이루고 파이널 MVP까지 받았을 땐 개운했어요. 잘 마무리했다는 개운함 같은 게 있었거든요. 이전의 우승과는 달랐던 점이었는데, 마냥 신나고 짜릿하지 않더라고요. 한 해 동안 굴곡이 많았거든요. 선수 생활은 늘 다사다난했지만, 마음이 그 정도로 내려간 건 처음이었어요.
2023년, 2024년 2년 연속으로 월즈에서 우승했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국내 리그 일정을 시작했는데 2주 만에 다시 벤치로 내려갔어요. 한번 우승하기도 어려운 세계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지만 다시 후보선수가 된 거였어요. 처음 월즈 우승했을 때 알았어요. '우승한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구나.'라는 걸요.
다시 똑같이 연습하고, 루틴을 지키고, 경기를 위해 일상을 관리해야 했어요. 그런데 주전 경쟁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건 시나리오에 없었어요.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를 의심하게 된다는 거였어요.
기질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편입니다. 가정교육도 그렇게 받았었고요. 처음 겪어보는 감정이라 낙차가 너무 컸어요.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잠도 잘 못 자고 심리 상담도 자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꽉 채워 살았어요. 멀리 보지도 않고 지금 내가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어요.
일단 문제점부터 냉정하게 파악하고 보완하려고 개인 연습을 엄청했습니다. 그리고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해도 경기장에 같이 갔었어요. 사실 경기 중 교체 출전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제가 가겠다고 했어요.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팀과 함께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경기도 직접보고, 한 세트 끝날 때마다 피드백도 같이 들었습니다.
이런 시련, 위기가 있어야 서사가 재밌어지잖아요. 이렇게 고생하다가 우상하고 파이널 MVP 받으면 대박이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진짜 그렇게 돼서 영화 같은 현실이라 처음에는 잘 안 믿어지더라고요.
2025년 얻은 마인드셋은 '힘든 시간은 이겨내는 게 아니라 버티는 거다.'입니다. 어떤 목표나 성취를 바라보며 이겨내는 게 아니라,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버텨내고 그 시기를 잘 흘려보내는 것. 나는 잘한다는 자신감을 늘 있었고 이번에도 잘 해낸다는 자신감까지 얻은 거예요. 암흑기라고 할만한 시기가 많았는데 늘 같은 마음이었어요. 버텨야지, 견뎌야지. 한 번, 두 번 버틴 경험이 쌓여 강력한 힘이 되는 거 같아요.
이민형 선수는 스스로 "저는 세계 최고 원딜러입니다.", "T1은 LPL에게 지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비웃고 조롱해도 굴하지 않고 결과로 그 말을 증명해 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자신이 있는 팀이 최고의 팀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챌린지가 진행될수록 잘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믿고 매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루틴을 지키는 행동력이 결국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자기 신뢰를 만들어내는 거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모든 분야를 관통하는 이야기인 거 같아 인상 깊게 읽었던 아티클입니다.
아티클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12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