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실장 이야기 1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by 최성아

지금까지 소개로 움직이며 치과에 입사했는데 이번에는 직접 발품 팔아 면접을 봤다. 개원 5년 차 미만의 성장을 목표로 삼을 치과를 찾았다. 생각보다 실장급을 채용하는 곳이 많이 없던 시기였고 거기다 개원 5년 차 미만은 더 찾기 힘들었다. 그러다 공고 하나를 발견했다.


개원 3년 차인 부부치과였다. 가족이 하는 치과는 가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부부치과는 더 아니다는 업계 정설 같은 이야기를 무시한 채 지원했다. 으레 중간관리자 면접은 대표원장과 직접 대면하여 이야기하고 바로 결정이 난다. 하지만 이번 면접은 달랐다. 2차 면접까지 진행되었다. 물론 한 치과에서 오랫동안 근속하지 않았던 나의 경력이 늘 면접에서의 단골 질문이다.


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서 갔다. 나의 목표, 어떻게 하여 성장을 함께 도모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이곳의 면접을 진행할수록 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었다. 그 이유는 개원 3년 차인데 실장만 3번 바뀌었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다면 4번째 실장 채용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픈 멤버가 1년을 넘겨 함께 일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장급만 4번 바뀌는 상황이라니 궁금해졌다. 대표원장들은 이전 실장들 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보통 이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입사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문이 생겼다. 컨설팅 교육을 준비했었던 나는 과연 정말 이것은 실장만의 문제일까라는 의문과 호기심으로 입사를 결정했다. 목표는 이번 분기의 흐름을 보고 내년에 정말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포커싱을 잡고 업무에 임했다. 직접 근무를 해보니 왜 실장들이 이곳을 떠났는지 알게 되었다.



1. 마이크로 매니징


우선 개원을 하고 얼마 되지 않은 치과에서는 더러 있는 경우이긴 하다. cctv를 보며 직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는 것이다. 보통 난 출근시간보다 30분 이상 빠르게 출근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근무하는 곳의 정리정돈을 미리 해두는 편이며 팀원들이 정리 업무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회의시간에 대표원장이 말했다. "진료실 직원들 정리하느라 바쁜데 데스크 직원들은 아침에 티타임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할 일을 찾아서 만들어야죠." 물론 담당 업무를 하지 않았다면 그런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후 상황 확인 없이 cctv에 보였던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팀원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은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2. 100원의 무거움과 1억의 가벼움


이곳에서의 차팅 방식은 진료실에서 바로 청구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었다. 물론 오늘의 진료기록은 누락이 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실수로 인한 청구 누락은 환자에게 불편함을 주면서까지 받아야 하는 의문이 있다. (이 또한 어떤 진료내용이냐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첫 내원에 대기시간이 길어져 다시 예약을 하고 온 신환이 있었다. 진료를 마치고 수납을 한 후 문을 나서는 순간에 원장실에서 콜이 왔다. 방금 그 환자 사랑니 발치 후 소독한 게 청구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수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추가 청구를 하면 본인부담금 300원이 추가로 발생됐다. 본인부담금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며 온갖 짜증이 전화기 넘어 들려왔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대표원장이 번갈아가며 데스크에 콜을 했다. 그리고 제대로 기록을 넣지 못한 진료실 직원들도 원장실로 불려 가야만 했다. 물론 본인부담금을 정확하게 수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기시간 발생으로 첫 내원 시 그냥 갔던 환자가 다시 찾아왔다. 이런 경우에 정말 300원을 더 받기 위해 나가는 환자를 다시 불러와야 하는 것일까? 수납급 100원은 무거우면서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사람의 가치는 너무나 가벼웠다.



3.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실 위 두 가지 사례는 마지막 이 질문으로 귀결된다. 팀원들의 업무 방향성, 환자를 진료하고 매니지하는 방향성 모두 '우리는 왜 이일을 하는가?'에서부터 시작된다. 근무하는 내내 알 수 없는 어수선함과 복잡함을 느꼈다. 한 달에 130명씩 상담하던 때에도 이렇게까지 피곤하지 않았는데 상담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피곤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힘든 걸까?'라는 의문이 생겨 힘든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모든 의사결정에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why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방향성이 없으니 모든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우리만의 why가 명확할 때이다. 때문에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으로 두어야 한다.


skills-g6a212acce_640.jpg 출처 : 픽사 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