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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크래프터 May 19. 2023

허리 디스크 치료와 함께한 서대문구 수영장

서대문 문화체육회관



나의 허리디스크 치료법, 자유수영


허리디스크가 발생하고 몇 년간 괴로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앉아 있는 것이 괴로운 그 상황을. 허리가 안 좋아서 앉으면 통증이 느껴지기에 일어나 있는 것인데, 주위 사람은 힘든데 왜 서 있냐고 한다. 심한 경우 누워도 허리가 찌릿함이 느껴져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재활을 한다면 운동이 필수지만, 디스크 환자는 상황이 다르다. 몸의 중심에 고장이 난 것이기에,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지 않다. 중력을 받아 상하로 움직이는 운동은 다 위험하다. 조깅,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땅에서 하는 거의 모든 스포츠에 이에 해당한다. 근력을 키우려고 해도 허리가 약해져 있다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래서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걷기다. 오랫동안 방치한 척추가 약해진 상황에서, 나도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걷는 것뿐이었다. 1년 동안 걷기와 도수치료, 휴식을 병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계속 걷으면서 조금씩 회복을 하고, 추가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영을 하게 되었다. 


수영은 물의 부력을 이용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이다.  상하 운동에 따른 자극이 없고, 코어를 적절하게 자극할 수 있으므로 허리디스크 환자에게는 괜찮은 운동이다. 물론 격렬한 수영은 또다시 척추에 충격이 갈 수 있기 때문에, 강습을 하지 않고 자유수영을 조금씩 하곤 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으니, 물에 들어갔다 나오기만 해도 노곤해졌다. 허리가 정말 안 좋은 날은 거의 둥둥 떠서 한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돈이 조금 아깝지만, 그래도 걷기 외에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어디 이상한데 돈 쓰는 것도 아닌데, 운동에 돈 좀 써도 되지. 그렇게 종종 수영을 하고 나오면서 나를 설득했다.


하지만 사람 마음도 변하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 회복을 하고 나서는, 수영 비용이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한 시간에 만 이천 원, 큰돈도 아닌데 매주 가려고 하니 아주 작은 돈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수영 비용에 부담이 되었던 것은 다니던 수영장이 리모델링을 시작한 시점이었다.


바로 옆 동네 사설 수영장으로 찾아갔는데, 자유수영 한 타임에 2만 원을 내야 했다. 아무리 나에게 맞는 운동이라 하더라도, 한 달에 8만 원을 써야 한다니, 하면서 갸우뚱했다. 다른 대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동네 구립 수영장을 찾게 되었다.


구립 수영장이라는 숨겨진 보석



왜 이 구립수영장을  지금 알게 되었을까? 아마도 접근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설 수영장은 보통 헬스장과 함께 있고, 지하철 역과 가까워서 교통도 편리하다. 검색을 하더라도 눈에 잘 뜨인다. 시즌이 되면 홍보도 하고, 온라인상에 잘 보이도록 노력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구립 수영장을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서대문구 수영장에 한번 가보고 나서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비용도, 시설도, 시간도 사설 수영장보다 좋다. 사설 수영장의 경우 강습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유수영 시간이 많지 않다. 자유수영 시간에도 강습과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서대문구립 수영장은 주말 기준으로 자유수영 레인만 운영하며, 쉬는 타임을 제외하고 거의 하루 종일 할 수 있다. 비용은 성인 기준 4,000원, 커피 한잔 값이다. 25M 규격, 7개의 레인, 초단위로 볼 수 있는 시계와 두 명의 안전요원까지 있어서 매우 안정적으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샤워시설도 관리가 잘 되어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언덕 위에 있는 데다가, 근처에 지하철 역이 없다. 그래서 차가 없다면 접근하기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조건의 수영장을 누리기 위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저렴하고 쾌적하게 자유수영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을 찾아서 꾸준히 운동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문이 닫혀있어요?


서대문구 구립 수영장 다닌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즈음, 여느 때와 같이 토요일에 수영을 서대문 문화체육에 들렀는데, 주차장이 텅 비어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들어가 보니 체육관 전체의 불이 꺼져있었다.


주말의 좋은 루틴이 끊겨 아쉬운 마음에 조금 더 들어가 보니, 전기 사고가 나서 잠시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당초에 2주 정도면 복구될 거라고 했던 수영장은, 다시 찾아가 봤을 때 다시 2주가 더 걸다고 하더라.


이제 수영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 허리디스크에 수영보다 더 좋은 운동은 없는데.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우리 동네에 구립 수영장이 있다면, 옆 동네에도 있을 텐데? 


이 생각을 좇아서 두 번째 구립 수영장으로 종로구 수영장을 찾아갔다.





서대문 구립 수영장 정보

홈페이지: https://cs.sscmc.or.kr/sdmcs/25

위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제2동 백련사길 39




서대문구 문화체육회관 구립 수영장 상세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https://blog.naver.com/experience_asset/223101878098서울 서대문구 수영장 I 서대문 문화체육회관 수영장 I 평일 자유수영 3,500원처음 구립 수영장의 장점을 알게 해준 수영장, 서대문 문화체육회관 수영장이다.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들어...blog.naver.com 

https://blog.naver.com/experience_asset/223101878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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