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길래 20대에 많은 경험을 해봤습니다. 공공기관, 스타트업, 대학원, 외국계 회사까지짧은 기간에 여러 직무를 거쳤습니다. 나름대로 배우고 터득한 노하우도 생겼지만, 어느 순간 허리가 망가져 잠시 쉬었던 적이 있습니다. 누워서 이전 경험한 것들을 통합하느라 고생 좀 했지요.
30대가 되어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1년에 한 권도 못 읽던 제가 작년에 읽은 책을 세보니 63권이더군요. 젊을 때 고생하며 배운 것, 대부분 책에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배운 걸까, 한동안 황당함을 느끼며 독서에 매진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고 상담을 하다 보니 다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실제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것들이 여전히 많거든요. 그래서 인생에서 경험과 독서는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에 고민해봤습니다. 결론은 본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정하면 됩니다.
경험과 독서는 실전과 연습이다
경험과 독서는 각각의 역할이 있습니다.경험은 실전 경기에 참여하고 무대에 서는 것과 같습니다. 오롯이 내 시간을 들여 직접 체험하며 학습하는 방법입니다.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의 자원을 끌어다 씁니다.따라서 상황, 분야, 주제를 더 생생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독서는 연습과 훈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책은 전문가가 하나의 주제에 대해 많은 경험을 하며 요약한 정보의 집약체입니다. 내가 직접 경험하기 어렵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먼저 대가들의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바로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내용을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죠.
연습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올라간다는 것
무작정 무대에 오르고 경기에 뛰어들어 경험하는 것이 좋을까요? 해석할 내공이 부족하다면, 그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나만의 관점을 구축하지 않고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면,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가 한정적일 겁니다. 너무 큰 실패를 하면, 다시 회복하는데 더 어려울 수도 있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경험에 따른 기회비용이 생기는 것이죠.
연습만 하고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고 독서만 하는 것이 좋은 건 아닐 겁니다. 훈련만 하고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독서는 간접 경험이기 때문에, 경험한 것만큼 깊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자마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왜곡된 정보를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현장에 뛰어드는 등의 직접 경험이 있어야, 더 큰 성과를 만들고 진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경험파 vs 독서파, 성향과 상황에 따라
중요한 건 본인의 상황과 성향에 맞도록 경험과 독서 모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몸을 날려 경험하면서 터득하는 것이 더 맞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이해한 다음 도전하는 성향인 사람도 있습니다.
직접 경험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인턴 경험, 현장 경험 등 직접 해봐야 나의 적성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반면 기본 내용을 먼저 습득하고 도전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20대에는 경험과 독서의 비중이 80:20이었던 것 같습니다. 막 30대에 접어들어서 독서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때는 30:70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50:50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