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독서의 재미를 붙였을 때, 딜레마가 생겼습니다. 여러 권이 읽히니까 재미는 있는데 정작 책을 덮었을 때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때 해결방법을 알려준 고마운 두 권의 책
바로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독서법' (신정철)과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슈)입니다. 이 책들 외에도 독서 내용을 정리하는 독서노트, 서평, 독후감 등의 방법을 알려주는 자료가 정말 많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간접경험인 독서는 일주일 정도만 시간을 투자해도 기록하고 정리하는 법에 대해 강조를 합니다. 이전 글(클릭)에서 독서와 경험을 비교했었는데요,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경험은왜 그 내용을 정리하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정리와 요약이 더욱 필요할 텐데 말이죠.
그래서 그 이유를 경험에 대한 3가지 오해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1. 경험은 운명적이다?
: 전략적 탐색과 교육학
먼저 나에게 유용한 경험을 전략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흔히 경험은 통제 불가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하다 보면 운명적으로 나에게 맞는 직업, 사람, 결과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죠. 하지만 전략 없이 경험만 찾아다니면, 정작 내가 성장할 기회는 찾지 못할 것입니다. 나름의 기준에 따라 읽을 책을 고르듯이, 경험도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분야, 범위, 난이도 등을 정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계속 넓혀가는 전략이 있습니다. 교육학에서는 성장과 학습이 일어나는 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경험을 세 구역(Zone)으로 구분하는데요.
1) Comfort Zone: 현재 자신이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위치
2) Learning Zone: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학습이 가능한 영역
3) Panic Zone: 나의 실력을 벗어나서 어려움과 공포감을 겪는 구역
핵심은 기존의 Comfort Zone을 벗어나되,Panic Zone으로 넘어가지 않고, 학습이 가능한 Learning Zone에서 성장 가능한 경험을 전략적으로 탐색하는 거죠. 도움이 되는 경험을 찾는 이 과정은 지속적으로 일어납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처럼 경험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2. 경험 자체로 의미 있다?
: 구조화와 메타인지
나에게 적합한 경험을 찾았다면,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더 새로운 경험, 더 극적인 경험만 찾다 보면, 그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은 성장하지 않습니다. 같은 경험을 하다라도 학습 내용과 성과는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이는 큰 성장을 하지만 다른 이는 시간만 소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내용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듯이 경험을 해석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경험 자체는 투입되는 자원(Input)이기 때문에, 경험에 반응하는 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부 상황이나 데이터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내가사용하는 로직이 핵심인 거죠. 경험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좋은 경험을 투입해도 큰 성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렇게 '경험하는 나'를 분석하는 객관적인 자기 인식을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메타인지는 '경험하는 나'만으로는 얻을 수 없습니다. 1차적인 경험이 끝나고 2차적인 분석이 이뤄질 때 가능합니다.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구조화해야 하는데요, 경험 구조화 방법은 연재되는 글에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3. 경험하면 몸이 기억한다?
: 통합화와 인지심리
성장경험(전략적 탐색)을 통해 학습하는 방법(메타인지)을 깨달았다면, 그 내용을 통합해서 활용해야 합니다. 경험을 하면 유사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는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과거에 경험한 것 같은 기시감을 느끼거나 힘들었던 느낌은 떠오르지만, 정작 그때의 해결방안은 잘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지신경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정보에 주의를 주고 부호화를 거쳐 저장한 후 필요한 정보를 인출하여 사용합니다. 이때 인출 단서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전에 저장한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변수들과 소음들 때문에 유사한 상황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습득한 정보를 인출할 수 있도록 저장을 해두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대처가 자동적으로 일어나고 유사한 상황에서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커리어 선택을 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은 기회를 놓치며 성장과 멀어지는 것이죠. 효과적인 저장방법은 책을 쓰듯 누적해서 적는 것으로,경험 노트를 3개월 이상 쓰며 통합하면 됩니다.
경험 노트를 써볼까요?
나의 성장을 돕는 경험을 찾고,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며, 과거 경험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기록법이 필요합니다.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경험 노트를 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