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서 상처받지 않기
"엄마, 걔네들이 나를 좀 피하는 느낌이 들어."
툭, 아이가 말을 꺼낸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신나게 놀던 아이들이었는데, 갑자기 소외된 느낌이 들었나 보다.
나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요즘에도 편하게 잘 지내는 친구는 있어?”
“응. A랑 B는 그냥... 항상 편해. 나를 안 힘들게 해.”
아이는 웃지도, 울지도 않고 말했지만
그 말에는 분명한 차이의 기준이 담겨 있었다.
친한 듯 하면서도 소외감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어떤 친구들은 조금만 함께 있어도 편안함이 느껴진다는 것.
어릴 적 나도 그랬다.
모두와 잘 지내고 싶었고, 따돌림은 당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건,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이었다는 걸.
나는 아이에게 말해준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친구랑 꼭 친해질 필요는 없어.
너랑 결이 맞는 친구들이랑 잘 지내면 돼.”
“그 친구들을 미워하지 않아도 되지만,
굳이 마음을 다 써가며 애쓸 필요도 없단다.”
그 말을 듣던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제 편해졌다며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다음엔 그런 일 있으면 엄마한테 바로 말해줘"
맘 고생했을 아이를 꼭 안아줬다.
나는 친구가 많진 않다.
하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항상 편안했다.
어릴 땐 그게 조금 부족한 것 같기도 했지만,
지금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적당한 거리는 서로를 다치지 않게 하고,
같은 결의 친구는 오래도록 따뜻하게 남는다.
아이의 세상에도,
서로를 편안하게 해주는 친구들이
조금씩 늘어가면 좋겠다.
굳이 모두와 잘 지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우리 아이도, 우리도
너무 늦지 않게 배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