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온기를 전해주렴
여전히 한낱 볕이 뜨겁다. 생활가전에서 에어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니... 어지간한 날씨다.
잘 지내니?
이번 여름휴가 짧은 여정이었지만,
너를 만났고 푹 끓인 삼계탕 한 그릇 먹여 온 나로선 며칠간은 마음이 좋다.
차로 반나절. 우리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 곰에게 말했다.
"한번 안아주지도 못하고 왔네."
곰은 무심히 말하더구나.
"손은 쓰담쓰담. 조몰락조몰락 하디만."
"응. 했지 했어. 쓰담쓰담. 조물 조물. 그런데..."
뽀시랍게 키우진 못해 비단결 까진 아니라도 보드라운 손으로 스무 해 키워 내 보냈건만, 강산이 한번 변하기도 전에 굳은살에 물집 투성이더구나.
젊어 고생 사서도 한다지만 그 고생 단 며칠만이라도 내 부역 져서라도 안 시키고 싶더라. 딱 그냥 세상 엄마마음이다.
보드랍던 손을 떠올리다 보니 수능 앞둔 그 해 겨울이 생각났다.
수능 최저에 체력 테스트까지 앞둔 너는 일부러 전 과목 책을 가방에 다 넣어 근 20kg 넘는 배낭을 만들었지.
가방을 내릴 때 깜짝깜짝 놀랐다. 의도치 않은 '쿵'소리에 더 놀랐고. 유독 추위를 많이 탔던 너의 유년이었기에 겨울만 되면 두 개고 세 개고 네 장갑부터 챙겼다. 야자 마치고 뚜벅뚜벅 걸어오던 네 모습이 그려진다.
새벽장사 하던 시장 포장마차 1번 떡볶이집에서 순대, 떡볶이, 뜨끈한 오뎅 국물까지 한 그릇 했었지. 순대를 집는 네 긴 손가락이 자꾸 눈에 들어 오더구나.
젓가락 놓은 네 손을 덥석 잡았더랬다. 작고 두툼한 내 손바닥 위에 네 손을 올리니 내 손은 보이지도 않더구나.
"아이고 보들보들 해라. 손가락도 길쭉길쭉하고. 이 이쁘고 보드라운 손을 누가 잡으려나."
"없어요. 엄마밖에."
거짓부렁~ 거짓부렁~ 나는 마구마구 놀려댔네.
거짓부렁이라도 좋으니 누군가 잡아준 따뜻한 손온기가 네 손 가득하길 바라. 그리고 너도 그 큼직하고 따뜻한 손온기를 용기 내서 전하길 바라고.
"그런데... 다음은 없나?" 휴게소를 검색하던 곰은 시크하게 물었지.
To be continue... I'll be back.
...... 머라카노.
"난 아메리카노" ^^
끼니를 잘 챙긴다는
잠도 꼬박꼬박 잔다는
아픈데 하나 없다는
너의 하얘 보이는 거짓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반돌반돌한 얼굴로 증명해 다오.
잘 먹고 잘 자고 너를 잘 챙기길. 엄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