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이 없는 달리기는 지루하다. 쉽게 지치고 고단함도 더하다. 그래서인지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허들을 넘을 때의 효능감에 스스로 도취된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도 기쁨도 느끼지 못했기에 나는 수명을 사명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때 삶의 기한을 정했으나 아직 그 연장된 삶을 살고 있다. 이후로는 마치 삶을 쉬는 것처럼 살고 있다.
달리는 와중에도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도대체 모르는 채 다만 신의 의도된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살기 위해서 쉬고 놓으며 풀고 유연한 시간을 고요하게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