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눈물
“염 서방 여보게 잘 지냈는가?”
“어이쿠 이게 누구인가, 옆 마을 김 서방 아니신 가?”
“자네 마을에 저잣거리가 그리 멋들어지고 활기가 넘친다고 해서 구경 한 번 왔네. 우리 마을은 썰렁하니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하나 없이 파리만 날리는데 여기는 어찌 그리 잘 되는지 비결이 무언가 해서 말이네”
“이토록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우리 마을 저잣거리의 비결은 바로 ‘저잣권’일세”
“’저잣권’? 아니 그게 무언가?”
“자 거리를 함 둘러보게나. 어디 똑같은 물건을 가지고 파는 사람이 있는가 보란 말 일세. “
“오. 그러고 보니 어느 하나 물건이라도 겹치지 않고 다 제각각 다르 구만. “
“그렇지, 저잣권이란 자신이 만든 물건에 대해서 가지는 고유한 권리이고 나아가 남들이 함부로 베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 우리 저잣거리에서는 바로 이 ‘저잣권’을 보장해 줌으로써 사람들이 새로운 물건을 창작해서 들고 나와 사람들에게 팔 의욕을 심어주고 있다는 말이지. “
“이야 그 ‘저잣권’이란게 이렇게 사람들에게 일할 의욕을 팍팍 심어준다는 말이지?”
“그렇지, 내가 힘들게 피땀 흘려 만든 물건을 남들이 쉽게 가져가서 만들어서 팔아버린다면 누가 굳이 나서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려 하겠나?”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구려, 그런데 저쪽 좌판에 있는 항아리는 입구에 있던 항아리와 그 모양이 비슷한데 저런 건 괜찮은 건가?”
“옳지, 자네 눈이 참 좋구먼. 입구에 있는 장영감은 세련된 항아리를 워낙 잘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제법 인기가 많단 말이지. 그걸 본 저 좌판에 있는 박 씨가 장영감에게 나도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서 팔고 싶소라고 이야기하고 하나가 팔릴 때마다 한 푼씩 드리겠다고 정식으로 허락을 맡고 팔고 있는 거라네.”
“어이쿠, 그러면 장영감은 더더욱 새로운 항아리를 만드는 게 신이 나겠네 그려”
“그렇지, 그게 바로 우리 저잣거리의 ‘저잣권’의 핵심인 거지”
“내가 이렇고 있을 때가 아니 구만, 얼른 마을로 돌아가 시장 상인들에게 그 ‘저잣권’이라는 걸 해보자고 설득을 해야겠네.”
“아이 이 사람아 오랜만에 왔는데, 막걸리 한 사발하고 가지 그래”
“내 이렇게 좋은 걸 알았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는가, 우리 시장도 ‘저잣권’ 덕 좀 보고 난 뒤에 다시 오겠네!”
“허허, 거 사람 참. 모두가 이렇게 '저잣권'에 대해 귀중하게 생각하다 보면 너도 나도 모두가 크게 흥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