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초짜부부의 러브레터
오늘 새벽수유 때는 네가 내는 새로운 소리와 많이 만났어. 너는 일어나기 전에 대부분 힝, 힝, 힝, 힝 규칙적으로 소리를 내다가 결국 크게 울고는 해. 그러면 아빠가 일어나서 너를 꼭 안고 몸을 아래위로 흔들지.
그런데 오늘은 네가 일어나기 전에 처음 듣는 소리를 내더라? 휘파람을 부는 것과 비슷한 소리. 나를 부르기 위해 단말마의 소리만 내는 것과는 다르게 길고 얇았어.
소리를 기억한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야. 눈을 감고 네가 내는 소리를 떠올리면 완벽하게 떠오르지 않아. 아마 네 속눈썹에 맺힌 눈물방울이 흘러내리기 전에 진땀 빼며 움직이거나, 수유 시 숨을 제대로 쉬는지 바짝 긴장한 채로 널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 걸까. 할 수만 있다면 24시간 녹음기를 켜둘까 봐.
매일 봐도 새로운 네 모습뿐만 아니라, 너의 숨소리부터 웃음소리 모두 머리에 담아 두고 싶어. 널 위한 미음 주머니는 끝없이 늘어나지만 기억은 점점 추억이 되니까. 추억은 희미해지기 마련이지.
그래서 오늘은 유달리 휴대폰을 많이 꺼냈던 것 같네. 매 시간마다 사랑스러운 네 모습, 음성을 남겨두려고 영상촬영 버튼을 연신 눌렀지. 아빠에게 실시간으로 보내며 너의 성장 하나하나에 함께 기뻐했어.
커가는 네 모습만큼, 금방 나타났다 사라지는 네 소리를 평생 붙잡으러 다니겠지. 참 귀하고 소중한 너의 성장에 한없이 감사하다가도 조금이라도 놓칠까 노심초사하며 머릿속에 남겨두려 노력해.
참 감사한데,
정말 아쉽다.
네가 잘 자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니. 무탈한 네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해야 하는 일이야.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네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 못할까 봐, 급하게 지나 보낼까 봐 조급해지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순간이란 생각에 아쉬움이 앞서.
그래서 매 순간 너를 담으려고.
머릿속, 마음속에 차곡차곡 눌러 담을 거야. 빈 공간 하나 없이 꽉꽉 채워서 평생 꺼내보고 싶거든.
매일 저녁 네 성장을 빠짐없이 아빠에게 종알종알거리면서 그날의 너를 깊이 간직해. 세상에서 이런 존재를 만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 아닐까. 어제 아빠가 그런 말을 하더라.
아이를 갖지 않는 건
인생에 큰 손해인 것 같아.
상상치 못한 행복을 놓치는 거잖아.
전적으로 동의해. 내 생에 만나보지 못한 이 기쁨은 오직 너로부터만 온다는 걸.
오늘도 정말 사랑해. 엄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