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삶에 대처하는 바른 자세
최근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방송사 프로그램들이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에도 유명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다룬 TV 프로그램들은 여럿 존재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어떤 특별함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단순히 연예인들의 삶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로부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궁극적인 비결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는 데 있다.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에 담긴 그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시청자들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지극히 평범한 영상에 열광하는 것은 아마도 혼자 살며 관계에 갈증을 느낀 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 같은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최근 독신주의 또는 혼자 사는 삶을 선호하는 젊은 층들이 늘고 있는 사회 추세 또한 반영하고 있다.
친한 지인 K 씨는 비혼주의자이다.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늘 말한다. 결혼을 하면 사회적인 여건 상, 여자가 잃는 것이 너무 많고, K 씨 스스로 경제적인 자립 능력이 있으므로 굳이 남자에게 기댈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가치관을 변화시켜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결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그녀는 자신의 가치관을 계속 유지해 나가고 있다. 연애에 대한 필요성도 굳이 느끼지 않는다. K 씨뿐만 아니라 그녀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처럼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사는 삶을 즐기며 만족해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K 씨와 같은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만 하더라도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하고, 어느 정도 돈을 벌면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TV 방송과 같은 대중 매체의 영향,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비혼 주의자가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여성들이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결혼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여성뿐만 아니라 비혼을 선언하는 남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삶을 즐기고자 이른바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하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자신만의 커리어나 취미, 여행 등 혼자 즐길 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점점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외로움이 커진다. 기운이 쇠약해지고 건강이 나빠지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것이 ‘외로움’이다. 사회적인 활동성이 떨어지는 시기와 맞물려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줄어들게 된다. 가족이 있다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연락이 닿지 않아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도 많다. 독거노인의 수는 점점 늘고 있으며 고독사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즉, 외로움에 떨다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영화관에서 다음과 같은 광고를 보았다.
‘지금 여러분은 든든한 노후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춤을 보고 계십니다.’
광고가 시사하듯 많은 사람들이 100세 시대라는 흐름에 맞추어 어떻게 하면 윤택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경제적 측면의 노후 준비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 대비하면 ‘경제적인 대비’만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경제적인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면 문제겠지만 우리는 너무 경제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 역시 경제적인 측면만을 생각하며 노후를 준비하던 때가 있었다. 변액 보험에 가입하여 수입이 끊겼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노력했고, 저축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인 것만을 쫓다 보니 주변을 둘러볼 기회가 없었고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에 무감각해졌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먹고사는 것만 중요하다면 삶이 진정으로 의미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진정한 노후 준비란 바로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내 곁에 좋은 사람이 다가오게 하는 것이 바로 노후 대비이다. 돈을 저축하기보다는 사람을 저축해야 한다. 관계에서 자신이 타인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덕을 쌓는다면 이후 자신에게 더 큰 값어치로 돌아올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복리는 없다. 결국 우리는 사람을 저축해야 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올바른 관계 형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성공을 위한 노력,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정작 관계를 위한 노력에는 소홀한 사람들이 많다. 나의 삶을 즐기는 것도,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 타인과의 건전한 교류이다. 어린 학생들만 우정 놀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관계를 형성하고, 평생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좁게는 가족에서부터 크게는 직장, 커뮤니티, 동아리, 업무 상 만나는 사람들까지. 따라서 사람들과의 풍요로운 관계 형성과 더불어 각양각색의 사람들 사이에서 나다우면서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바로 제대로 된 관계 형성의 핵심이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풍요로운 관계를 위해 꼭 결혼을 해야 하고 가정을 형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을 형성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인 관계망 속에 우리 자신이 끊임없이 타인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찾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이 시대는 개개인의 다양한 삶을 존중하므로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는 관계 맺음이 필요하다.
나는 여러분들이 이미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이 있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공의 모든 시작은 관심에서 출발한다. 관심이 있고 흥미가 있으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거나 혹은 혼자만 있고 싶어 스스로 혼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사람, 타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 같아 고민인 사람,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관계가 자꾸 틀어지는 사람 등 관계와 관련된 고민을 안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혼자 지내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하나보단 둘, 둘보단 셋, 셋보단 여럿이 좋지 않을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