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쳐주고 싶은 사람

by 글쓰는장의사

두 번째 만남은 생각보다 빠르게 왔다.

그때 생각했다.

'이 사람도 나에게 호감이 조금은 있나 보다.'

이른 시간에 만나 점심도 먹고 드라이브도 하고 제법 오랜 시간 데이트를 했다.

그녀의 성향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같았다.

적당히 고집도 있지만 대체로 순종적인 성향.

연애 성향은 싫다는 말 잘 못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

나의 생각과 감정보다 과하게 상대방을 생각하는 사람.

대략 이런 사람으로 보였다.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정보전이 한창 이었다. 하지만 나는 철저하게 숨기고 있었다. 나의 모든 것을 솔직히 보여주고 말했지만, 나의 과거만큼은 공개하지도 보여주지도 않았다. 결코 들키지 않도록 숨겨왔다. 데이트 도중 혹시라도 아이에게서 전화가 올까 봐 나의 휴대폰은 언제나 진동이었다. 아이에게 전화가 오면 마치 회사에서 전화가 온 듯 자리를 피해 통화를 했다.


철저한 보안 속에 한 달 정도 시간이 흘렀다.

나의 과거를 공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부터 어떻게 말을 할까 고민하고 계획해서 분위기를 만들어 이야기를 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집에 바래다주는 차 안에서 문득 '오늘 꼭 말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한 표정을 보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입을 열었다.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당연하다. 기다리겠다고 했다.

사실 내 마음속으로는 '아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가득 찼다. 비밀을 공유한 나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면서, 더 이상 속이는 것은 그녀에게 나쁜 짓이라는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 생각지 못한 말이 들려왔다.

"생각을 하는 동안 계속 만나요. 그러다 마음이 정해지면 말할게요."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그 순간 나의 기분은 날아갈 듯했다.


시간은 흘렀고 우리의 데이트는 계속되었다. 그러고 약속한 날이 다가왔다.

"그냥 계속 만날래요. 그러고 싶어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긍정의 신호를 받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고맙고 미안하다."

글자 그대로였다.


나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를 지겹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나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돌이켜보면 웃음 지을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서 혹은 결혼이 하고 싶은데 나와는 할 용기가 없어서 나를 떠난다 해도 괜찮아. 원망하지 않을 거야 나는 나와 함께 있는 동안 너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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