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
나에게 다시 연애가 시작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희망은 하였지만,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연애를 하기에 나에게는 제한사항이 너무 많았고, 나의 기준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첫 만남은 백화점 지하 분수대 앞이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그녀를 나는 한눈에 알아봤다.
부끄러운 듯 미소를 띠며 걸오는 그녀 또한 나를 한눈에 알아본 눈치였다.
당연히 한눈에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서로 찾지 못할까 봐 누가 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상태로 있었다.
지하 분수대 앞, 7월이기는 하지만 실내에서 선글라스를 쓰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나의 그런 모습이 우스워보여서 웃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와 서점에서 책을 보다 한 권인지 두 권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책을 사서 읽다가 시간 맞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이후에 그녀에게 당시 그녀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책 읽는 남자라는 컨셉이라 생각했어요."
나의 외모를 보면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상상할 수 없다.
나도 그 사실을 인정한다.
그래서 사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인 사이가 아니라면 내가 책을 읽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거짓말쟁이로 오해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는 그날 처음 만났다. 그녀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딱 한 단어였다.
"귀엽다"
왜소한 체구에 자꾸 희죽거리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첫 식사로는 파스타와 피자였다. 아직도 가끔 그날의 식사자리를 이야기하곤 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식사량의 절반이 아니라 4분의 1도 먹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래 첫 만남에 자신의 식사량을 오픈하는 여자는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충분히 이해했다.
그리고 사실 나도 그날 그녀의 정량이 최소 두배는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만남은 아니 탐색전은 계속되어갔다.
"한번 더 만나봐야겠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딱히 없었다. 그렇다고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기에는 탐색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호감과 호기심 그 경계선 어딘가에 나의 마음이 있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