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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r 16. 2016

미국의 자동차 번호판 이야기

서울 마 0000, 충남 로 0000

우리 나라의 구) 자동차번호시스템이죠. 한국의 본가 주차장에는 남편이 학생때부터 사용하던 낡은 차 한대가 주차되어 있습니다. 구 번호판을 달고요.


결혼 후 남편은 거대한 SUV를 새로 구입하고 낡은 하얀 차 흰둥이는 세컨 카로 마트나 아이들 라이드용이 됩니다. 우리 부부는 같은 직장을 다녔고 직장 바로 앞에 신접살림을 차려 미국에 오기 전까지 살았기 때문에 차는 대부분 주차장에 서있었네요. 오래되기는 했지만 폐차하기는 아깝고 팔기도 좀 그런 흰둥이는 우리 가족이 미국에 사는 동안 시댁 주차장에서 우리 가족을 기다립니다만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바로 핀란드로 이사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주차장신세네요. 한국에 출장을 가거나 혹 가족방문을 위해 일시 귀국했을 때 사용하면 요긴하기도 하고 아직은 잘 굴러가는 폐차하기도 아깝다는 이유입니다. 아마 저희가 핀란드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 구 번호판을 달고 있는 매우 드문 차 중에 한 대가 될 것 같네요.


지금은 번호판이 바뀌어 번호판을 보고 그 차가 어느 지역차인지 알 수 없지만 미국의 번호판은 각 주마다 그 특징을 담고 있어 번호판을 살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각 주의 번호판을 모아놓은 사진을 빌어왔습니다.

Arizona의 번호판은 Arizona에서만 볼 수 있는 삼지창 모양의 선인장이 그려져 있습니다. Utah 주는 유명 국립공원인 Arch를 새겨 넣었습니다.


명소가 번호판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그 지역의 특산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도가도 끝없는 오렌지밭을 자랑하는 플로리다가 대표적입니다. 운전을 하고 가다 보면 이것이 모두 오렌지나무인가 싶을 정도로 오렌지밭이 펼쳐지는데 플로리다의 눈부신 햇살과 어우러져 정말 인상깊은 장면이랍니다.


험준하면서도 깨끗한 산세를 자랑하는 콜라라도는 그 절경을 고스란히 번호판에 담았고 미국의 첫번째 주라는 의미를 담은 델라웨어도 있습니다. first state라고 새겨넣었지요.


일리노이주는 특이하게 링컨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러쉬모어 마운틴의 대통령 4인을 새겨넣은 사우스다코타도 있지만 이렇게 링컨만 단독으로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링컨은 변호사시절 일리노이에서 일했답니다. 그 덕분에 일리노이의 주도인 스프링필드에는 링컨의 마을, 링컨의 무덤, 링컨 기념관 등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어요.


링컨 무덤앞에는 링컨의 두상이 있는데 그의 코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전해져 링컨의 코는 지금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답니다


한국의 가을은 단풍놀이의 계절이지요. 미국 사람들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산을 찾곤 하는데 그 중 smoky mt. 이라는 유명한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외국 관광객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지만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수를 자랑하는 곳이랍니다.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무료이며 중남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아서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워낙 넓은 나라니 거리나 주면 인구밀도가 영향을 많이 끼칠 것 같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거주했던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찾은 smoky mt. 은 너무나 멋지더군요. 국립공원 입구에 자리한 게틀린버그도 가벼운 휴양을 즐기기 좋았고 산속에 자리한 케빈에서의 추억은 지금까지도 아이들이 자주 이야기할 정도로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답니다. 덕분에 집에서 차로 10시간 거리지만 봄과 여름에 한 번씩 더 방문을 했답니다



산 정상에는 주변의 세개 주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차를 타고 올라가며 중간중간 차를 세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기에 저희도 차를 세워 펼쳐진 풍광에 취해 있을 무렵 저만치에서 할머니 두분이 손가락을 세우고 다가오십니다.


'아이에에엘~ 아이이이 에에엘~~'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니 하하 웃으며 자동차를 가리키십니다


아하! Illinois의 I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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