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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3th

최선을 다한 관계 in 감정

by Someone

자기는 지금 우리 텐션 괜찮아?

으응? 우리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잘 지내고 있는 것은 맞다. 서로를 위하고 웃게하고 떠올리며 평탄하게 지내고 있다. 한달에 두어번 저녁시간잠깐이지만 만나기만 하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아쉬워 늘 시간이 야속하니까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빈 자리, 비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보다는 빠른 텐션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텐션은 서로가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참아왔던 허전함이 와인에 의해 이성의 틀이 조금 무너졌을때 흘리듯 감정으로 새어나왔다


난 아닌데…..


이 말뜻을 그가 모르지 않는다. 잠시 후 그가 대답한다.


지금 싱황에서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더 노력힐께


감정의 바다에 던져진 최선이라는 단어는 벽을

세우고 선을 그어 나에게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걸 참아야 한디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난 못하겠어…..그동안 많이 노력했거든

:

:

이건 선언이야

눈물이 흘렀다



니마음 알아. 그건 니잘못도 아니고 내잘못도 아니고 상횡의 문제야. 상황이 나아지면 더 노력할께


여전히 지금을 고수하겠다는 것처럼, 그냥 감당해달라는 것처럼 무심하게 들렸다 슬픔에 매몰된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뒤죽박죽이다.


택시를 기다리며 늘 잡고 있던 손인데 잡지 못하겠더라어정쩡하게 떨어져 선채로 물었다


자기는 타격감도 없구나…

그가 말한다.

눈물을 흘려야만 타격감이 있는 건 아니야.


택시에 올라타기 전 뒤돌아 다시 한 번 이야기했다.


나, 진짜로 노력 많이 했어.


금요일 어느 밤


산토리니의 저 사진을 보며 저 아침해를 함께 보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볼까? 라는 나의 말에 우린 저녁형인간이니까 해지는걸보자! 라고 말라던 잔망쟁이가 갑자기 커디란 바위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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