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호주 워홀, 한국 사람 조심하세요.

누가 그러더라, 외국가면 한국 사람 조심하라고.

by 이영균

누구나 그런 이야기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외국에서 가장 조심해야 요주의 인물은 친근한 얼굴을 한 한국인이라는 것을. 호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필자가 호주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도 한국인을 조심하라는 말을 종종 남기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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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 개xx! 한국사람 조심하세요!!


"한국 사람을 조심하세요!"라는 말의 속뜻은 낯선 외국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 더러 있으니 쉽게 믿지 말고 조심하라는 것이다. 신규 이민자들 혹은 외국으로 잠시 일하러 온 사람들은 약점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다. 새로 살게 된 나라의 문화도 잘 모르고 빨리 정착해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도 가지고 있으니, 사기를 당하기 가장 좋은 심리적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한국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의 정확한 뜻은, 그런 취약점을 파고들어 이용하려는 이들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한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영어를 잘 못하는 한국인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정당한 Wage(급여)를 제공하지 않는 곳도 허다했다. 주말과 홀리데이에 업무를 하면, 그날은 높은 시급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곳 아니면 일자리르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어찌나 넘쳐 보이는지, 불쌍한 워홀러들에게 당연하게 일반적인 시급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가장 정당하게 복지를 받고, 혜택을 받는 사항은 '급여'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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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든 한인 업장이 이런 것은 아니며, 충분히 호주인이나 외국인이 운영하는 업장에서도 이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고국을 떠나, 머나먼 땅에서 발돋움을 시작하는 이들은 아쉬운 게 많다. 그리고 그들의 아쉬움은 어깨를 활짝 펴는 태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는 부당한 상황이 부당한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정도면 괜찮은 거지."라고 하며, 스스로에게 가스 라이팅을 한다.


우리는 분명, 한국인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아닌, 아무 이유 없이 우리에게 과도한 호의를 베푸는 이들을 조심해야 한다. 국적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다. 외국인에게 사기당한 한국인도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기에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당하고도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명확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한국인으로부터 얻는 부당한 경험은 우리에게 각인되기 쉽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조심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어머니를 제외한 상대방이 베푸는 무조건적인 호의와 친절은 의심해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사람에게 이유 없이 다가가지 않는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지 않는 이에게 처음부터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드물다. 만약,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본인의 과거가 떠올라 어리둥절 해 보이는 초심자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하더라도 그 친절과 호의가 삶까지 파고들 정도로 깊숙하게 다가오기는 힘들다. 이유 없는 친절과 호의는 분명,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다고 하여, 반사적으로 그들의 호의를 걷어차서도 안될 것이다. 처음 외국에 나와 모든 게 새로운 우리에게는 그들의 손길과 도움이 분명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제든 긴장을 늦추지 말고 금전적인 거래나 부당한 대우는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kids-5389787_1920.jpg 아이들은 괜찮을지도 몰라.

필자가 만난, 한국인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내게 어떤 꿍꿍이를 숨기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들 덕분에 고국을 떠나 머나먼 호주 땅에서 가끔씩 한국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들과의 마음 닿는 대화, 향기로운 음식을 통해 외롭지 않았다.


전 세계 어디를 가면, 한인 커뮤니티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혼자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어 사회를 이룩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사회를 통해 인맥, 안정감, 친구, 연애, 문화 등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으며, 반대로 사기를 당할 수 도 있는 것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어딜 가나 좋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 땅을 떠나 외국으로 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국인을 조심하세요.'가 아닌, '과도한 친절과 호의를 베푸는 찝찝한 인간들을 조심하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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