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직만의 혁신 정의하기
참 먹고살기 힘든 시대다.
코로나 19는 갑자기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럼에도 잘 먹고사는 기업들이 있다. IT로 무장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나가는 기업들이다. 이로 인해 비영리조직에 대한 위기론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많은 고객과 막강한 IT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NGO의 영역이라 치부되었던 기부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힙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들도 얼마나 많은지. 나아가 코로나 19 이후로 정부의 '보편적 복지' 기조가 강해지면서 NGO의 보이스에 힘이 빠질 거란 전망도 있다.
비단 코로나 19 때문은 아니지만 올 초부터 고민해왔던 혁신 조직 만들기. 코로나로 인해 혁신에 대한 조직의 니즈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사실 혁신은 어느 기업, 조직에서나 오랫동안 강조해 온 진부한 어젠다임이 틀림없다. '또 말만 혁신이냐?'라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도돌이표처럼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우리만의 용어가 필요했다. 지긋지긋한 혁신이라는 단어를 우리만의 언어로 바꾸는 것. 혁신을 왜 해야 하는지도 시대적 요구가 아닌 우리 조직의 가치와 연계된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아야 했다.
1. 혁신 정의하기
그래서 프로젝트 팀원들과 함께 혁신 정의 작업을 시작했다. 재택근무 기간 동안 슬랙으로 소통하며 내부 자료와 외부자료를 리서치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나갔다. 특히 우리 조직의 역사, 문서 들을 찾아보니 우리 내부에 이미 '혁신 DNA'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NGO 시장에서 선도적으로 내보인 많은 모금 상품들, 아무도 가지 않은 가장 취약한 곳에 먼저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운 역사들. 이런 담대한 행동들을 이끈 강인한 리더십 등. 분명히 우린 혁신 DNA가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 있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를 우린 '지도 밖 정신'으로 정의했다.
2. 혁신의 종류 분류하기
이젠 혁신의 종류를 분류해야 했다. 혁신을 분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혁신은 단지 세상을 바꾸는 큰 혁신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혁신도 있음을 보여주고 구성원들을 동기 부여할 수 있다. 둘째, 향후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혁신활동들을 측정 및 관리할 때 좀 더 용이할 수 있다. 수많은 혁신에 대한 이론을 보면 혁신의 영향력, 빈도 등에 따라 혁신을 분류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파괴적 혁신과, 제품 및 서비스를 보완해 나가는 점진적 혁신의 분류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더불어 측정 가능한 혁신을 위해 만들어진 오슬로 매뉴얼에선 기술혁신(제품/공정), 비기술 혁신(마케팅/조직)으로 혁신을 분류하고 있다. 2018년에 개정된 오슬로 매뉴얼 제4판에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각 분야별 경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개방형 혁신'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3. 혁신의 종류와 페르소나 연결하기
수많은 혁신 분류를 참고하여 완성된 우리만의 혁신 분류는 크게 다섯 가지다. 파괴적 혁신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영역 개척', 점진적 혁신으로 볼 수 있는 '더 나은 사역' 및 '프로세스 개선'. 개방형 혁신과 결이 비슷한 '파트너십'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조직혁신 즉, '조직문화'이다. 물론 이 분류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수정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톰 켈리의 저서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에 나오는 혁신의 페르소나와 위의 5가지 혁신을 매칭 했다. 향후 혁신을 수행하는 구성원에게 이노베이터의 페르소나(문화인류학자, 실험자, 타화 수분자, 허들러, 협력자, 디렉터, 경험 연출가, 무대연출가, 케어기버, 스토리텔러)를 명명해 준다면 좀 더 친근하게 들릴 수 있을 것이다.
혁신 정의 및 분류 작업은 끝났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오롯이 '실행'이 목적이다. 이젠 일관된 메시지로 구성원들을 독려하고 혁신이 우리 조직 내에 빈번히, 잘 이뤄지기 위해 판을 깔아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