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회사는 소문이 무성할까?

HR팀이 블라인드와 공생하는 법

by 베티

회사 생활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소위 말하는 '카더라'다. '글쎄. 누가 ~~을 했다지 뭐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근거 없는 카더라는 얼굴도 모르는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했다.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믿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한 번 들은 카더라는 잘 잊히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조직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카더라가 무성하다. 조직개편 시즌이 되면 소위 '라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많은 회사들이 겪어 보았을 것이다. 한 번 퍼진 소문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말은 말을 낳고 소문은 부풀어진다. 퍼즐 조각들이 하나 둘 맞춰진다면 소문은 거의 기정사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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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엿보는 것을 '관음증'이라고 한다.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 유현준 저자는 관음증을 사람들의 본능이자 권력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특히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훔쳐볼 수 있는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된다. 익명으로 글을 쓸 때나 차 안에서 운전을 할 때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를 드러내지 않고 권력을 표출하는 사례 중 하나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를 보면 '우리 회사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심한 글들이 올라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관음증은 사람들의 본능이야. 사람들은 누군가를 관찰하고 욕하길 좋아하지.'라고 치부해 버리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조직은 미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불필요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근거 없는 소문으로 조직의 모든 의사결정들을 이해한다면 조직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는 점점 바닥까지 추락해 버릴 것이다. 소문과 뒷담화가 무성한 '원인'을 찾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소문과 뒷담화에서 예외일 수 없는 우리 조직도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대안을 실행해 보고 있는 중이다.



1. 리더의 'NO! 커뮤니케이션' VS 공식적 소통 채널 '사내 뉴스레터'

리더들이 가장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겠지'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다. 사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리더의 '뚜렷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 어떤 제도를 새로 시행해야 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업무에 있어 수정사항이 있을 때, 명확한 배경과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이유다.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만 통보된다면 구성원들은 추측을 하기 시작한다. 소문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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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의 공식적인 소통 채널을 만들기 위해 '사내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주로 블라인드에 많이 올라오는 직원들의 궁금증들이 뉴스레터의 주요 꼭지가 되었다. 그리고 전면에 리더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리더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왜 이런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는지, 암암리에 돌아가고 있는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리더들이 직접 말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 초반에는 리더들을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직원뿐만 아니라 리더들에게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첫발을 떼어 주니, 다른 리더들도 하나 둘 인터뷰에 응하기 시작했다. (사내 뉴스레터 제작기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자세히 글로 쓸 예정!)


2. 입을 닫게 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VS 서로의 성장을 위한 건설적인 피드백

NGO의 경우 '선한 일'을 한다는 이유로 일반 직장인들보다 도덕적 잣대가 엄격한 것이 사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도덕적 잣대는 우리에게 은연중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갖게 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가정은 그간 조직문화 분석을 하면서 쌓아온 히스토리들을 통해 세워 보았다. 특히 동료가 잘못을 했을 때 모진 소리를 잘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이는 직급을 망라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앞에서 제대로 된 피드백을 하지 못하니 오히려 뒤에서 말이 많아지는 것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대두된 'OKR' 등의 성과평가 제도가 대두되면서, '수시 피드백'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 제도' 그 자체가 아니라, 동료가 성장하기 위해서 수시로 건설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피드백이 잘 작동되는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진 아직 잘 모르겠다. 우선적으로는 피드백을 서로에게 잘 줄 수 있도록 구성원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진 리더들을 대상으로만 '피드백 스킬' 교육을 했다면 이를 모든 직급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제도적인 변화도 물론 함께 가야 하겠지만 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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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전히 블라인드엔 수많은 '카더라'가 올라온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이야기는 이제 우리 팀의 '취재 거리'가 된다. HR팀이 블라인드와 공생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 보여주고 싶다. 조직 내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누구든 앞에서 발언하기가 편안한 '심리적 안전감'이 꽉 찬 조직을 꿈꾸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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