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 수익률" 기금형 퇴직연금, 영국에서 택한 제도 '안정성'까지
"연 6% 수익률" 기금형 퇴직연금, 영국에서 택한 제도 '안정성'까지 갖춰
퇴직연금이 가장 잘 발달한 나라 중 하나인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의 장점은 무엇보다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규모 미국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상품의 경우 연이율이 5~6%의 수익률을 자랑하며 연금 특유의 안정성도 가져갈 수 있다.
연금은 수탁 형태에 따라 크게 기금형, 계약형 두 종류로 나뉜다. 우리나라와 영국 퇴직연금 제도의 차이점은 바로 이 기금형 가입자 수에서 비롯된다.
먼저 기금형이란 수탁기관 운용위원회가 투자 판단을 내려 자기 책임하에 집행하는 상품이다. 기금형이다. 영국 퇴직연금 가입자의 65%(2021년 기준)가 바로 이 기금형에 납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계약형은 수탁기관이 계좌만 열어주고 투자자 본인이 직접 혹은 디폴트 옵션에 따라 펀드를 매수하는 형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확정기여(CD)형 퇴직연금으로 계약형에 속한다.
이러한 국내에서 보편적인 DC형 퇴직연금은 투자자가 직접 펀드를 매수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률도 높지 않고 오히려 손실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가입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으니 젊은 층일수록 공격적인 투자 성향으로 이익은커녕 원금까지 잃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영국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이 사업장별 퇴직연금을 수탁하여 기금형으로 관리하는 형태가 보편화되어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여러 투자 위험이나 기금 지배구조와 관련된 각종 규제가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자유롭게 탈퇴 가능해, 강제하지 않는 것이 특징
피델리티와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젊은 가입자의 경우 생애주기별 투자 펀드(TDF·타깃데이트펀드) 등을 활용하여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운용하다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라 전했다.
젊은 층은 남은 인생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투자 기간도 길게 잡아야 한다. 따라서 자산운용사에서는 연금 납입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중장년층이 될수록 안정적인 형태로 운용하여 안정성과 수익률을 모두 잡았다.
다만 영국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2012년에 도입한 '자동가입제도'의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근로자 나이가 22세 이상, 연간 1만파운드 이상의 소득을 얻게 되면 회사가 지정한 수탁기관에 퇴직연금을 자동으로 납입해야 한다.
물론 본인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탈퇴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영국 국민들은 연금 가입을 선택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런던에 거주하는 한 30대 직장인은 "연금이 자동으로 가입되어 납입하고 있지만, 어차피 노후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강한 신뢰를 비췄다.
영국의 노동연금부 연금정책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 "퇴직연금 자동등록 제도가 안착할 수 있었던 건 '이걸 꼭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노후를 위해 저축하는 게 스스로에게 좋은 일이라는 걸 다들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