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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정원 Dec 15. 2024

언어와 연결될 권리 : 빛과 실

다시 만난 세계와 위대한 개츠비


글이 읽어지지도 써지지도 않는, 아득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은 멈춰버린 걸까요?

연속 7일 손님 0명.

횡설수설, 갈피 없는 제자리걸음과 문득문득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공백의 순간들이 일상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퇴진해야할 이에게 붙여졌던 '질서있는'이라는 수식어는 국민들이 실천했지요.


정돈되고 예의 있는 메시지 전달.

수많은 익명의 기부자들.

선결제된 김밥과 커피, 핫팩, 응원봉...

빛과 음악, 깃발과 함성의 물결.

옹기종기 묶어놓은 쓰레기봉투들...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광장에 울러퍼진 노래 가사처럼,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과 이제는 안녕할 수 있을까요?


알 수 없지요.

그러나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쫒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할 것입니다.


8년전 겨울, 우리 생에 다시는 이런 일로 모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나누며 떠올렸던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한번 소환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 위대한 개츠비, F.스콧 피츠제럴드, 김욱동 옮김 (민음사, 2010)




그토록 읽고싶던 책이 도착한 지 3일이 넘었건만, 이제서야 겨우 책상 위에 꺼내놓습니다.

(대문사진으로 올린 '딕테'예요.)


이제 안온하게 영혼을 충전할 시간.

언어와 연결권리만끽하고 빛과 *에 이어질 시간을, 겨우 얻었네요...

(*참고: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상소감)




다시 만난 세계 : 명곡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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