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을 보세요

by 라이프루시딩


생각 이전에 있는 것들


생각이 없어도 일어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생각으로 명령하지 않아도 나의 심장은 뜁니다.

생각으로 명령하지 않아도 항상 호흡은 이어집니다.

미처 생각하기 전에 눈을 깜빡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몸은 알아서 움직입니다.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생존과 생활에 필수적인 작업을 한다고 여기지만

알고 보면, 대부분의 경우 생각은 항상 뒤늦게 일어납니다.


육체적이든 내적이든 움직임이 이미 시작된 뒤에

“아, 내가 하는구나”라고 말할 뿐입니다.

움직임이 먼저 있고 이에 대한 목소리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생각은 움직임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러나 설명은 항상 먼저 일어난 것을 뒤따를 뿐입니다.



자세히 보세요.
하는 자가 나타나 설명하기 전에
우리의 삶은 먼저 일어나 펼쳐집니다.


'행위하는 자'는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닙니다.

뒤늦게 나타나 올라 탈뿐입니다.


당신이 걷고 있습니다.


당신이 걷는 첫 순간부터 "나 지금 걷는다"라고 예고하나요?


내가 걷고 있다는 생각은

당신의 몸이 걷기 시작한 얼마 뒤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해석일 뿐입니다.


걷고 난 뒤에 굳이 나타나

"내가 걷고 있다"라고 해설을 해 줍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해설하는 걸까요?


굳이 누구에게 보고하는 걸까요?


내가 정말 행위의 주체라면, 스스로에게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생각'이란 사후에 일어나는 해석입니다.

'내가 한다'라는 프레임을 따라 누군가에게 보고서를 올리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처음부터 '하는 자'는 없고,

'움직임'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진정 깨어있는 의식에게는

이런저런 설명이 없어도 다 알려집니다.

생각이 개입하지 않아도 모든 순간은 명확합니다.


아침이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고

알아서 숨을 쉬며

목마르면 알아서 물을 찾아 마시고

필요한 장소로 두 다리는 움직입니다.


어떤 거창한 계획이 없어도, 복잡한 계산이 없이도 당신의 일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행위하는 자라는 사후확인 절차가 없어도

모든 행위는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행위하는 자신을 보며


"내가 왜 걷고 있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고 뒤늦게라도 물어봅시다.


무슨 답이 있습니까?


사실 답이 없습니다.


일어날만하기에, 일어나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났을 뿐입니다.

당신의 머릿속에서 '자기주장'이 일어나

"내가 했다"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대자연은 이유를 찾지 않습니다.
그러나 의미와 가치는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하늘의 구름은 유유히 흘러갑니다.

들판의 풀과 나무는 자랍니다.


해가 뜨고 집니다.

비가 내리고 갭니다.

바람은 자유롭게 불어 다닙니다.

특별한 '이유'를 따지지 않고 말입니다.


그것이 "스스로 말미암는 것들 - 자연"의 속성입니다.

반면 인간은 항상 이유를 따집니다.

매 사에 이유를 따지는 것은 사람의 생각일 뿐입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나는 왜 자라고 있지?'라고 고민할까요?


바람이 불면서 '이렇게 불어가도 되는 건가?'라고 고민할까요?


자연스러운 것들은 이유를 따지지 않습니다.

부자연스러운 것들이 이유를 따집니다.


만약 당신의 '나'가 자연스러운 존재였다면,

지금 이 순간 그대로,

생각으로 마음을 채우기 이전의 모습 그대로 존재했을 것입니다.

부자연스러운 존재이기에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설명을 또 누구에게 늘어놓아야 할까요?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들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사람에게 발견되는 것이지만

딱히 설명(생각)이 없어도 그 가치와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존재와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런 고민 없이, 이리저리 따지는 마음 없이 그대로 일어납니다.


존재가 자연스럽다면 이런저런 포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생각은 일어난 일을 이렇게 저렇게 포장하는 마음입니다.

생각은 이미 일어난 것을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그것을 누가 합니까?


부자연스러운 존재가 합니다.

만약 당신 스스로 지극히 당연한 존재라면,

우연이니 필연이니를 고민하고 따질 필요 없는 당연한 존재라면,

스스로의 있음에 대해 생각을 통해 해명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을 느껴보세요.

당신 육체의 활동은 생각하지 않아도 알아서 진행되며

마찬가지로 나의 삶 또한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섭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의 삶은 생각하지 않아도 계속됩니다.


생각은 그저 이미 일어난 것을 이런저런 필터를 통해 해석할 뿐입니다.

그래서 생각은 언제나 한발 늦습니다.


한 발 늦기 때문에 항상 '해명'하려 합니다.


많은 경우에는 '변명'하려 합니다.


내가 내게 해명이나 변명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생각 이전의 모습을 관조해 보세요.

생각을 쉬는 것이 명상입니다.



오늘 하루

나 자신과 내 삶에 대해

해명과 변명이 필요 없는

자연스러움으로 보내 봅시다.


자연스러움과 당연함은 생각 이전에도 있었고 생각이 사라진 이후에도 그대로 남습니다.








작가의 이전글당신이 체험하는 현실의 모든 것은 <기억의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