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라는 '자산'과 사라진 '사람'

유명 방송인 '최욱'의 발언에 대한 비판

by 닥터 F

최근 뉴진스 사태를 두고 한 유명 방송인 최욱씨가 "K팝의 큰 자산이 가치 하락하는 경우를 막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뉴진스 같은 그룹을 만드는 데는 막대한 '노력과 자본'이 투입되며, 따라서 이 '잘 나가는 K팝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언뜻 들으면 K팝 산업 전체를 걱정하는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차가운 지성'의 렌즈로 이 발언의 논리 구조를 해부해 보면, 이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지극히 위험하고 편향된 '자본 중심적 프레임'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의 논리 구조는 위험할 정도로 단순하다.

1. 아티스트 = 자산 (Asset): 뉴진스는 'K팝의 큰 자산'이다.

2. 창작 = 투자 (Investment): 그룹을 만드는 데는 '노력과 자본'이 투입된다.

3. 갈등 = 리스크 (Risk): 이 사태는 '자산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위험이다.

4. 결론 = 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 산업을 위해 이 '리스크'를 제거(논의하고 넘어감)해야 한다.


이 프레임워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 사태의 핵심 당사자들, 즉 '사람'을 소거하는 것이다. 뉴진스는 더 이상 독창적인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 개개인이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 만들어진 하나의 '금융 상품'이 된다.

이 논리의 치명적인 위험성은, '자산 가치 보존'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가 다른 모든 본질적인 가치를 압도한다는 데 있다. '자산'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이 '시끄러운' 분쟁 그 자체다. 따라서 이 프레임 안에서 '창작자의 고유한 권리', '계약의 공정성', '아티스트의 정신적 건강', '개인의 행복'과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문제들은, '자산 가치'를 위협하는 '비효율적인 위험 요소(Risk)'로 격하된다.

결국 "K팝 산업을 위해 이 일을 덮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은, "투자의 손실을 막기 위해, 시스템의 근본적인 버그(Bug)는 외면하자"는 말과 같다. 이것은 뉴진스라는 아티스트를 위한 논리가 아니다. 이것은 그들을 '소유'한 '자본' 그 자체를 위한 논리다. 아티스트를 '자산'으로만 보는 순간, 그들은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이 되며, 소유물은 자신의 의지를 가질 수 없고 오직 그 가치만이 보존되어야 할 뿐이다.

정작 이 사태의 핵심은 '누가 이 자산을 소유할 것인가'라는 자본의 싸움인 동시에, '창작자는 거대 자본으로부터 어떻게 자신의 예술을 지켜낼 수 있는가'라는 지극히 예술적이고 인간적인 권리에 대한 문제다.

K팝의 진정한 자산은 뉴진스라는 '상품'이나 그들을 만든 '자본'이 아니다. 그들을 탄생시킨 '독창적인 창의성'과, 그 창의성에 기꺼이 마음을 연 '팬덤'이라는 무형의 가치다. '자산 가치 하락'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창의성의 근원이 되는 이 본질적인 논의를 덮어버린다면, K팝 산업은 결국 스스로의 심장을 멈추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자본의 논리'가 아닌, '창작의 논리'와 '인간의 논리'로 이 사태를 직시해야 한다. 아티스트는 '자산'이기 이전에 '사람'이기 때문이다.

뉴진스 뮤직비디오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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