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11.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지속할 수 있는 단순한 규칙이 필요..

by 닥터 F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경영학자라는 작자가 한 말이지만, 내 인생을 파산시킨 후에야 이 문장이 진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파트에서 당신이 기억해야 할 유일한 문장이다.


PART 2에서 당신은 공식을 손에 넣었다. 당신의 인생을 지배하던 감정이라는 낡은 운영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 공식은 아직 텅 빈 껍데기일 뿐이다. S, R, P, t, r. 이 변수들에 당신의 현실을 숫자로 입력하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 없는 기호의 나열에 불과하다.


이 파트는 당신의 인생이라는 추상적인 그림을 숫자로 번역하는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작업장이다. 당신의 하루, 당신의 감정, 당신의 꿈, 그 모든 것에 가격표를 붙이고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잴 것이다. 당신은 아마 이 과정을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을 것이다. 당신이 믿어왔던 당신의 모습이 얼마나 형편없는 숫자로 증명되는지 보고 싶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당신 손에 쥐어진 공식은 영원히 장식용 무기에 그칠 것이다. 계산하고 싶지 않다면, 계속 지금처럼 감정에 인생을 저당 잡힌 채 살아라. 그게 아니라면, 이제 당신의 감각을 버릴 준비를 해라.


당신의 감각을 버리고, 데이터를 믿어야 하는 이유


당신은 당신 자신을 얼마나 믿는가? 당신의 직감, 당신의 육감, 당신의 ‘느낌’. 당신은 이것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꽤 유용한 도구라고 착각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왠지 이 사람이랑은 잘 맞을 것 같아”, “이 사업은 대박 날 느낌이 와”.


결론부터 말한다. 당신의 그 모든 감각은 그냥 쓰레기다. 당신의 뇌가 복잡한 현실을 마주하기 싫어서 만들어낸 가장 게으르고 무책임한 회피 수단일 뿐이다.

나는 내 ‘감’을 믿었다. 나는 내 ‘촉’이 남다르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내 심장은 언제나 틀렸고, 내 직감은 언제나 나를 최악의 상황으로만 인도했다. 왜일까? 인간의 뇌는 애초에 객관적인 현실을 보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뇌는 ‘생존’을 위해 진화했다. 진실을 탐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래서 당신의 뇌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당신이 보고 싶은 대로, 당신의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서 보여준다. 이것이 당신의 감각이 쓰레기인 이유다.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당신은 당신의 꿈을 지지하는 정보만 찾아다닌다. 당신의 카페가 성공할 것이라는 1개의 긍정적인 기사는 밤새워 읽지만, 99개의 부정적인 통계 자료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외면한다. 당신의 뇌는 당신의 믿음을 강화시켜주는 달콤한 거짓말만 필터링해서 보여준다.

낙관 편향 (Optimism Bias): 당신은 당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다. “10명 중 8명이 망한다고? 나는 그 2명에 속할 거야.” 근거는 없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다. 나는 내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에서 나는 엑스트라 1에 불과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최신 편향 (Recency Bias): 당신은 가장 최근에 들은 정보에 모든 것을 건다. 어제 유튜브에서 본 성공 신화가 당신의 모든 판단을 지배한다. 그전에 봤던 수백 개의 실패 사례는 당신의 기억 속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이 외에도 수십 가지의 인지 편향이 당신의 눈과 귀를 막고, 당신을 바보로 만든다. 당신의 ‘감각’은 이런 편향 덩어리다.


Gemini_Generated_Image_ruh91jruh91jruh9.png


그렇다면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오직 데이터뿐이다. 데이터는 감정이 없다. 데이터는 당신을 위로하지도, 당신에게 희망을 주지도 않는다. 그저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당신의 카페 창업 성공 확률이 20%라면, 데이터는 그냥 ‘20%’라고 말한다. 거기에는 어떤 해석도, 변명도, 희망도 없다.


데이터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당신의 꿈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당신의 계획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당신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숫자로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마치 맨몸으로 차가운 수술대 위에 눕는 것과 같다. 당신의 모든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나는 그 수술이 두려워서 평생을 도망쳤다. ‘느낌이 좋다’는 마취제를 맞으며 현실을 외면했다. 그 결과 내 인생은 조용히 썩어 문드러졌다.


Gemini_Generated_Image_6yswza6yswza6ysw.png


데이터는 당신을 아프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은 당신을 살리는 아픔이다. 당신의 감각이 당신을 절벽으로 이끌 때, 데이터는 그 절벽 앞에서 당신의 멱살을 잡고 멈춰 세우는 유일한 브레이크다.

이제부터 당신의 모든 감각을 의심해라. 당신의 ‘느낌’은 증거가 아니다. 그것은 검증해야 할 가설에 불과하다. 당신이 어떤 것을 ‘확신’하는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라.


“그래서, 데이터가 뭔데?”


이 질문에 숫자로 답할 수 없다면, 당신의 확신은 그냥 망상이다. 이제 당신의 인생에서 모든 감각 스위치를 꺼라. 그리고 데이터라는 유일한 센서만 켜라.


정확성보다 중요한 일관성의 원칙


데이터 수집을 시작하려는 당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완벽주의’다. “내 시간을 정확히 어떻게 측정하지?”, “내 행복의 가치를 완벽하게 계산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빠져, 당신은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나는 이 완벽주의라는 병 때문에 수십 년을 허비했다. 완벽한 계획, 완벽한 타이밍, 완벽한 데이터를 기다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늙어버렸다.


결론부터 말한다. 데이터 수집에서 정확성은 중요하지 않다. **일관성(Consistency)**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완벽하게 정확한 단 한 번의 측정보다, 약간 부정확하더라도 꾸준히 기록된 100개의 데이터가 1000배 더 유용하다.


체중계에 비유해보자. 당신 집에 있는 체중계가 실제 몸무게보다 항상 1kg 더 많이 나간다고 치자. 이 체중계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당신이 이 체중계로 매일 아침 몸무게를 잰다면, 당신은 당신의 체중 ‘변화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어제보다 쪘는지, 빠졌는지, 유지되고 있는지를 아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반면, 한 달에 한 번 헬스장에 가서 완벽하게 교정된 체중계로 몸무게를 잰다고 해보자. 그 숫자는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그 한 번의 데이터로 당신은 어떤 유의미한 정보도 얻을 수 없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Gemini_Generated_Image_hsh62ehsh62ehsh6.png


우리 공식의 본질은 ‘비교’다. 프로젝트 A와 프로젝트 B 중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때, 두 프로젝트를 재는 자(ruler)가 동일하기만 하다면, 그 자의 눈금이 1mm 틀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A를 잴 때 썼던 그 자로 B를 재기만 하면 된다.


나쁜 예: A를 측정할 때는 당신의 행복 가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고, B를 측정할 때는 돈으로 환산한다. -> 두 데이터를 비교할 수 없다.

좋은 예: A와 B 모두, 당신이 정한 ‘가치 교환 분석’이라는 동일한 방법(약간 부정확하더라도)으로 행복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 -> 두 데이터는 비교 가능하다.


이것이 일관성의 원칙이다. 당신만의 ‘데이터 측정 프로토콜’을 만들어라. 거창할 필요 없다. “나는 매일 밤 11시에 10분간 그날 쓴 돈과 시간을 기록한다”, “나는 모든 정성적 가치를 ‘1년 뒤 얼마를 받으면 포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만 환산한다” 와 같이, 당신이 지속할 수 있는 단순한 규칙이면 충분하다.


완벽을 추구하지 마라. 완벽은 당신을 멈추게 할 뿐이다. 그저 오늘 시작하고, 내일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라. 약간 틀린 데이터라도 꾸준히 쌓이면, 그것은 당신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이전 14화PART 3. 데이터 수집: 인생을 숫자로 번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