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때론 발리 여행이 되기도.
“언니! 나도 갈래, 발리!”
처음 발리로 한 달 살기로 도착했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마음으로 보는 것마다, 가는 곳 마다 모든 것들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를 했었다. 그리고 나의 스토리를 보고 발리 너무 좋아보인다며 자기도 가고싶다는 친한 동생의 DM이 왔고, 그 때가 발리 한 달 살기를 한 지 4~5일 정도가 되었던 시점이었다.
극강의 ‘E’ 성향을 띄고 있는 나는, 발리 한 달 살기를 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혼자의 무료함과 외로움을 조금 느끼고 있던 찰나에 친한 동생에게 온 DM이 상당히 반갑게 느껴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내가 발리 한 달 살기를 하러 온 이유가 한국에서 있었던 모든 환경으로부터 변화를 주고 싶었고,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에 사실 조금은 부담되는 마음도 있었다.
“좋아! 그렇지만, 따로 또 같이는 어때?”
그렇지만 걱정하고 있는 나의 마음과는 달리 나의 손은 “오! 오면 좋지~ 발리 여유롭고, 물가도 싸고 좋아!”라며 이미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그 동생에게 전화가 왔고, 정말 발리에 오게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동생에게 “오, 좋아! 그치만 나는 너무 많이 같이 놀러다니거나 그러진 못할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라며 나의 생각를 명확하게 전했다.
사실 예전 같았으면, 나의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모든 것을 그 친구에게 맞춰주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발리에 있으면서 나의 생각 정리들을 해나가고, 또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의 ‘미움 받을 용기’가 생겨서였을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상대방의 기대나 생각과는 다소 반대될 수 있는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된 것!
“음.. 그럼 나의 한 달 살기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렇게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었던 나는 발리로 여행을 온 친구들을 만나기 전, 나의 발리 한 달 살기의 목표와 계획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발리 한 달 살기 목표는 “20대의 나의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글로 기록해나가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나의 한 달 살기 일상을 돌이켜 생각해보았을 때, 사실 하루 일과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책읽고, 글을 쓰거나, 오늘 하루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몸만 발리에 있을 뿐이지,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비슷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었던 것.
“혼자보다 함께 할 때의 행복함을 즐기자!”
하루하루 무엇을 하고 보낼 지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찾아보지만, 조금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면 정작 ‘혼자’ 무언가를 하려고 마음을 먹자니, 의욕이 잘 안생겨서 무언가를 특별하게 하지 않았던 것. 이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무언가 경험하는데에 있어서,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왔을 때 함께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보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며 행복함을 느끼는 것도 발리 한 달 살기의 새로운 또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 달 살기의 본 목적인 ‘글쓰기’는 꾸준히 해나갈 것.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나의 마음은 편안해졌고, 오히려 발리에서만 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누군가와 같이 할 생각에 설렘이 가득했다.
“한 달 살기와 여행, 두 가지의 매력-”
“한 달 살기도 여행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한 달 살기는 조금 더 ‘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한 달 살기는 ‘기존에의 일상과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환경에서 조금 다르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반대로 여행은 조금 더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음식, 문화, 체험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처음 목적처럼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갖고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또 친구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발리 여행도 함께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좋아-라는 생각과 함께 발리에서의 지금의 순간들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