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잘 써지지 않았던 오늘, 다시 돌아본 글쓰기 시작의 이유.
주 1회. 사실 쉬울 줄 만 알았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인데. 그냥 하면 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매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사실은 조금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내가 발리에서부터 주 1회 꾸준히 컨텐츠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친구들과 글쓰기 챌린지를 함께한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혼자서만의 의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면, 글을 쓰고 싶지 않은 주에는 아예 쓸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그대로 미뤄버렸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오늘따라 유독 의욕이 나지 않고,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원래 오늘 쓰려고 했던 글이 있었지만 그 주제에 관련해서는 도저히 글이 써내려가지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주제들을 생각하다가 내가 어쩌다 왜 이렇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 위해.. 나의 메모장에 끄적여두었던 나의 글을 꺼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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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따라 유독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을 갖고 있고, 개인의 이야기를 컨텐츠로 기록하며 팬들을 모으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챌린지를 만들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만든다.
근데 처음에는 이 퍼스널 브랜딩이라는게 사실 ‘내 경험을 그냥 풀어서 쓰면 되는 것이잖아!’라고정도로만 단순하게 생각을 했었고, ‘유투브’, ‘인스타’ 개인 계정을 운영하며 자신이 놀러다니는 모습을 컨텐츠로 풀어내는 사람들을 보고 ‘와, 진짜 저사람들은 좋겠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부러움 반 + 질투심 반의 마음이 들었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해보려고 하니, 시작도 하기 전에 수많은 걱정거리와 변명거리들이 가득 올라오는게 아닌가. 그리고 막상 쓰려니 또 어떻게 처음 글을 써야할지, 어떻게하면 잘 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기 위해 수많은 레퍼런스를 서칭하고 있고, 그렇게 레퍼런스 서칭만 일주일 가까이 한 것 같다. 그리고 레퍼런스들을 ‘찾아보기만’하다 전혀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한 나를 보고 또다시 자괴감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되서야 문득 든 나의 생각.
“아니,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인데 무슨 레퍼런스가 필요한거야?”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뭐라도 글을 써봤으면 글 한편을 냈겠다”
“…그래. 글쓰는 데에 정답이 어딨겠어. 처음부터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자.”
맞다. 자기계발, 동기부여 관련된 영상을 상당히 많이 보는 나로서는, 유투브 알고리즘에는 비슷한 영상들이 많이 뜨게 되었고, 무언가를 잘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좋은 방법론’을 찾는게 아니라 ‘생각을 했으면 행동에 옮기는 것’,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나 또 머리로만 해야지 해야지 하고 있었네.
아무튼 발리 한달살기의 큰 목표였던 ‘욕심 내려놓기’를 실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과 함께 “잘 쓰고 싶은데”,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쓰고 있지?” 등에 대한 나의 내면속 모든 잡다한 생각들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글 한 편만 브런치 글에 작성해 둔 후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운 좋게도 바로 작가가 되어 이렇게 주 1회씩 글을 써내려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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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이 매일 의욕이 넘치고 완벽할 수가 있겠는가. 오늘처럼 이렇게 조금은 쉬어가는 날도 있어야지 (라고 조금은 합리화를 해본다). 그래도 내가 이전에 메모장에 끄적여 놓았던 글을 이렇게 다시 찾아보고 생각해보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과거의 나로부터 위로를 받은 기분이랄까. 결국 오늘도 이렇게 글쓰기가 부담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또 다시 나 스스로에게 압박감을 준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오늘 다시 한 번 나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자.
잘 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면 실력은 늘어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