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OASIS Apr 20. 2021

마음이 외로울 때 야식을 시키는 당신

[서평] 또,먹어 벼렸습니다.- 김윤아


배고픈 건지, 속상한 건지 모르겠어요. 


 상사에게 혼이 나고 난 날, 기분이 꿀꿀해 오는 길에 배달 어플에서 치킨을 주문하고 툴툴거리며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들어갑니다. 현관에서 신발을 던지듯 벗고 집에 들어와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고 넷플릭스를 켭니다. 분명 오늘 저녁 팀원들과 저녁밥을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기어코 치킨 한 마리를 다 먹고 1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듭니다. 알고 있죠. 내일 아침 얼굴은 부울 것이고, 속도 더부룩할 것이라는 것을...

 사실, 당신은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속상한 겁니다. 일종의 시발 비용으로 감정을 먹는 것으로 대체한 것이지요. 

 김윤아 작가의 <또, 먹어버렸습니다>는 작가 본인이 직접 식이장애를 겪었던 식이장애 전문 상담사입니다. 상처 받은 마음이 폭식과 무리한 다이어트로 이어져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이렇게 치맥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주 이렇게 속상한 마음을 먹는 것으로 푸시는 분이시라면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P84 - 음식은 우리가 힘들 때 분명히 위안이 됩니다. 음식을 먹는 그 순간만큼은 오늘 내가 했던 자잘한 실수들과 나를 지적하던 상사의 표정, 내일 또다시 해야 하는 일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어요. 여러분이 힘들 때 음식을 찾았던 건 어쩌면 굉장히 본능적인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퇴근 후에 매운 떡볶이를 잔뜩 시켜 먹고 배가 더부룩해 있다면 '왜 나는 음식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할까' 하고 자책하지는 말아주세요. 다만 음식 중독에 맞서기 위해 지금부터는 저와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어요.

 감정과 음식 사이의 매듭을 느슨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멈춰서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식하고 싶은 욕구가 들 때 일단 멈춰보는 거죠. 

 '지금 내가 어떤 마음이지? 오늘 제대로 일을 못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드는 걸까? 아니면 나는 한다고 했는데 자꾸만 지적을 당해서 속상하고 슬픈 마음일까?' 

 ' 상사에게 온종일 시달리고 와서 너무 지친다. 먹는다고 속상한 마음이 달래지는 건 아닐 텐데... 도대체 이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하지?' 


 이에 대비해서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대체 행동들을 생각해봅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공감을 받을 수도 있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도 있고, 여유롭게 산책을 하거나 반신욕을 할 수도 있겠죠. 진짜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한번 찾아보세요. 



 저는 가끔 기분이 꿀꿀하면 술을 한잔 하러 집 근처의 바에 가곤 합니다. 도수가 50도 가까운 술에 주먹만 한 얼음을 하나 넣고 휘휘 돌려 먹으며 나이 지긋한 주인아저씨가 설명해주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오늘 있었던 기분 좋지 않았던 감정을 집까지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저는 술을 마시러 바에 간다고 하지만 사실 - 잠시라도 저를 여유롭게 봐주는 주인 아저씨를 만나러 바에 갑니다. 

어쩌면, 우리는 작가의 말처럼 정말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마음이 허해서 마음을 채우려고 무엇인가를 먹는지도 모릅니다. 




터덜터덜 걸어 집에 돌아가는 길, 아무도 없는 집에서 치킨에 맥주 한 캔 까지 마시고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꽁냥꽁냥 들어줄 한 사람이 필요하다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치맥 대신 여러분의 하루를 들어주고 응원해주실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음에 대한 책을 리뷰합니다. 매거진 구독해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