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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모 Jun 19. 2022

막다른 길

거기에 길이 이어져 있다고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눈이 멀었으므로, 까만 세상을 손으로 겨우 더듬어 나아갔다

숲은 고요했고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온통이었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하며 울부짖자

기척없이 나타난 고운 손 하나가 나의 왼손을 잡았다

오직 믿을 것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손길

믿어야만 하기에 믿었으나

그 이름없음은 나를 사막 속으로 이끌고, 내던졌다

이제 남겨진 것은 서걱서걱한 모래의 촉감

나는 말하는 법을 잃고 울부짖었다

오직 별을 나침반 삼아 나아갈 수 있는 곳 그러니

눈먼 나는 울다 지쳐 말라갈 것이다, 죽어갈 것이다

'아무도 없나요, 도와주세요'

말을 잃고 말았으니 내뱉어지지 않았다

모래를 쓰다듬다 옆으로 누워 몸을 웅크렸다

영원히 서걱서걱거릴 내 최후의 집

나는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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