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DESIGN THINKING: 삶을 바꾸는 디자인
최근 서울역 서부 만리동이 만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17년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단장 해 문을 연 옥상 공원 산책로 '서울로 7017'프로젝트가 바꿔놓은 풍경이 아닐까요?
디자인은 제품, 패키지, 서비스부터 인테리어, 건축 등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현대 도시인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작은 소품 하나로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하고, 물건을 살 때 플라스틱 포장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도시의 경관을 바꾸는 힘도 있습니다. 이렇게 구석구석 적용된 디자인은 도시인의 삶을 바꾸어가고 있죠.
이번 달 LIFEPLUS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주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으로서의 디자인입니다.
도시는 산업의 변화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변해갑니다. 낙후된 도시들의 재생 프로젝트,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 등 디자인으로 도시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암스테르담 NDSM
버려진 항구를 핫플레이스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낙후된 항구 도시였던 암스테르담 노르드 지역(Noord) NDSM은 현재 가장 핫 한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버려진 배와 크레인을 개조한 호텔, 작가들의 스튜디오가 된 선박 정비소, 오래된 온실 안에 만들어진 카페&바까지~ 기존 시설을 허물지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도시의 경관을 바꿔놓았고, 자신만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부산 영도
어묵이 부활시킨 도시의 한구석
국내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데요, 삼진어묵이 부산 영도 봉래구에서 펼치고 있는 '대통전수방 프로젝트' 입니다. 어묵, 두부, 국수 등 지역 장인들의 제조 기술을 젊은이들에게 전수하고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기업과 지역 사회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M마켓이라는 프리마켓을 열어 봉래동 바닷가와 오래된 물류창고들이 감성 넘치는 장터로 변신시키며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전통적 가치와 만나 도시를 변화시키는 모습입니다.
#싱가포르의 공중정원
도심 속 오아시스가 된 호텔
도시의 녹지율과 자연친화적인 정도를 살기 좋은 도시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공원이나 가로수길 같은 수평적 녹지 외에 하늘로 뻗은 정원이 있다면 어떨까요?
싱가포르에는 계단식 논 모양의 공중 야외 정원 호텔 파크로얄 온 피커링(Parkroyal on Pickering)과 식물이 27층의 붉은 외벽을 타고 꼭대기까지 뻗은 오아시스 호텔(Oasis Hotel)이 있습니다.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자연을 조화시키는 트렌드는 점점 더 확대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세계적인 iF 디자인 어워드는 2015년부터 '사회적 디자인 가치' 분야를 시상하고 있으며, 밀라노디자인위크는 재사용, 재활용, 재창조하는 디자인에 주는 상 '로 플라스틱 프라이즈(Ro Plastic Prize)'를 신설했습니다. 이렇게 디자인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지속 가능한 삶에 주목하고 있는 분야인데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만나볼까요?
#프레셔스 플라스틱
셀프 플라스틱 재활용 플랫폼
프레셔스 플라스틱(Precious Plastic)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 압출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튜토리얼 영상을 따라 쉽게 제작할 수 있고, 그 기계로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이 직접 플라스틱 재활용을 할 수 있게 하는 실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도시들을 표기한 지도인데요, 서울에서는 디자인 스튜디오 '프래그(Prag)'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레셔스 플라스틱의 오픈소스를 이용해 책상 크기의 이동 가능한 '데스크 팩토리'를 만들어 작품 제작 및 시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런던 '언팩트(unpacked)'
플라스틱 포장 없는 슈퍼마켓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스(Waitrose & Partners)는 올해 6월 플라스틱 포장 용기 없는 제품 매장 언팩트(unpacked)를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직접 용기를 가져오거나, 재사용 할 수 있는 박스, 장바구니를 대여해 장을 볼 수 있는데요, 슈퍼마켓같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환경과 소비에 대해 생각하는 경험 디자인 사례입니다.
#성수동 '더 피커'
제로 웨이스트 샵
더 피커(The Picker)는 2016년 성수동에 문을 연 국내 1호 제로 웨이스트 매장입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기 위해 장바구니나 통을 챙겨와야 하는 것에 낯설어했지만 지금은 어느덧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편리하고 보기 좋은 물건을 찾는 지금의 소비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맞춤형 패키지
뽁뽁이 없는 택배 박스
온라인 쇼핑이 많아지면서 박스는 물론 그 안의 완충제 등 많은 양의 쓰레기가 생겨납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빔프로젝터 회사 벤큐(BENQ)는 제품에 꼭 맞는 쿠션과 칸이 있고 재활용 가능한 비복합성 펄프 패키지를 개발했습니다. 방수 기능도 있어 택배 배송 시 추가적인 포장은 전혀 필요 없겠죠?
가심비가 주요 소비 트렌드가 되면서 정서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작은 소비, 내 공간을 근사하게 꾸밀 수 있는 오브제 같은 제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도시를 변화시키거나, 지속 가능한 소비를 이끌어내는 사회적인 역할뿐 아니라 이렇게 소비와 생산의 방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기능과 편리함을 디자인으로 완성한 매력적인 제품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아트 퍼니처
우리 집을 갤러리로~
최근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컬러풀한 냉장고가 있는데요, 바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입니다. 도어 개수와 패널 색상, 소재 등을 취향에 맞게 조합할 수 있는 맞춤형 냉장고입니다. 세련된 디자인의 냉장고 하나로 집의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경험, 디자인이 만들어주는 일상의 작지만 큰 변화입니다.
LG전자 역시 고급스러운 소재, 작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 하이테크로 무장한 프리미엄 라인 'LG 시그니처', 'LG 오브제'라인을 선보였습니다. 갤러리에서 작품처럼 전시된 TV, 냉장고, 에어컨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캠페인 영상을 통해 전자 제품도 마치 예술작품 같은 두근거림과 행복의 감정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마트 기기 액세서리 ‘놀리’
카드지갑 + 충전 배터리
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전자기기 핸드폰을 좀 더 편리하고 취향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디자인 제품도 있습니다. 전자기기 액세서리 회사 놀리(nolii)의 '커플 케이스&월럿'인데요, 카드지갑과 충전 배터리를 번갈아가며 레고 블록처럼 끼워 쓸 수 있습니다.
#이케아 ‘심포니스크’
와이파이 스피커 램프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또 하나의 디자인 트렌드는 다기능 제품 디자인입니다. 최근 이케아는 와이파이 스피커를 장착한 테이블 램프와 책장에 꽂거나 벽에 선반처럼 걸 수 있는 북쉘프 스피커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구매 제품 수는 줄이고 한 제품에서 더 많은 기능이 구현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만족시킨 디자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디자인은 일상에 작은 만족감과 재미를 더하고, 삶의 태도와 방식을 고민하게 하며, 도시의 경관을 바꿔갑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성장하게 하며, 문화적으로 연결되어있게 하는 디자인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디자인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찾으러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Life Meets Life, LIFE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