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많은 스타일 유목민들을 위하여
5개월간 대체 어떤 그룹 미션을 할 것인가. 그것이 우리가 처음 마주한 고민의 시작이었다.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내기도 여러 차례. 그러다 우연히 한화생명에서 캐주얼데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언뜻 우리의 머릿속을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것은 마치 태어날 때부터 양복에 넥타이 차림이었을 것 같은 포멀한 스타일의 직원에게 댄디하고 실용적인 비즈니스 캐주얼을 제안하는. 그리하여 끝내 꽃중년 스타일로의 변화를 끌어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 헤매는 세상의 수많은 스타일 유목민들을 위한 ‘스타일 메이크 오버’를 진행하는 일이었다.
- LIFEPLUS 앰배서더 5기 스타일팀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다는 것은
패션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의미 없는 습관
쓸데없는 고집을 과감하게 버리는 일이다
우리를 찾아온 첫 스타일 메이크 오버의 주인공은 같은 기수 LIFEPLUS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스포츠팀 하진님이었다. 평소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지만 썩 마음에 드는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는 그녀. 스타일 유목민 생활에 지친 그녀의 선택은 주로 트레이닝복을 향했다. 평소 자전거 타는 걸 즐기는 만큼 주로 활동성에 초점을 맞췄던 탓이다.
너무 어깨에 힘주진 않았지만
나름 격식 있게 차려입었다는 느낌이면 좋겠어요
제게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까요?
그녀에게 어울리는 격식 있는 스타일을 찾고자 우리는 두 명씩 두 팀으로 조를 나눴다. 늘 관심이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덜컥 시도하지 못했다는 두 가지 스타일. 미니멀과 페미닌 스타일링을 각 팀이 맡아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한 벌의 착장을 완성해 보기로 했다. 며칠에 걸쳐 각 팀별로 그녀에게 어울릴 만한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고 공유했다. 몇 번의 과정을 거칠수록 막연했던 스타일이 구체화되는 느낌이었다.
이후 우리가 찾은 곳은 저렴한 패션 아이템의 성지라 불리는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고터몰. 각 팀에게 10만원이라는 비용이 주어졌다. 한정된 비용으로 하는 쇼핑은 비슷한 아이템 비교와 흥정의 연속이란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실제 가격이 저렴한 아이템들이었기에, 저렴해 보이지 않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일이 관건이었다. 물론 그 속에서 얻은 깨알 같은 팁도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스타일 메이크 오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리가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이 투영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선호하는 스타일이 그저 우리의 취향은 아닐까. 그게 진짜 하진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일까. 고민은 꼬리의 꼬리를 물었다.
“미니멀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Too Much를 피해야 한다. 3가지 이상의 색을 쓰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하나를 빼면 된다” –정현
“내 이미지와 잘 매칭이 되지 않는 아이템에 도전할 때 상반된 아이템을 함께 활용해보자. 가령 밀리터리같이 하드한 아이템을 단정한 로퍼와 매치했을 때 의외로 어울릴 수 있다” -민영
“내게 잘 어울리는 포인트 색상만 알아도 쇼핑이 쉬워진다. 어울리는 색상 아이템을 기준으로 이를 보조해줄 수 있는 아이템을 매칭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서현
“살까 말까 고민이 될 땐 2년 후에도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인지 생각해보면 된다. 베이직한 아이템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세월이 지날수록 옷이 쌓이고 믹스 매치가 쉬워 활용도가 높다” -호수
“화려한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작은 액세서리로 시작해보자. 스카프 한 장을 목에 두를 수도, 머리에 묶을 수도 핸드백과 함께 매칭할 수도 있다” -가흔
드디어 시작된 스타일 메이크 오버
과연 그녀의 선택은?
카키색 헤어핀 + 화이트 목폴라 이너웨어 + 스카이블루 컬러 반팔 니트 셔츠 + 화이트 스티치 장식 롱 스커트 + 앵클부츠
평소 활동적인 하진님의 성향을 고려해 자연스럽고 편하면서도 차려입은 듯한 착장을 완성했다. 미니멀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재킷이나 레더 소재 아이템은 가격 면에서도 부담스러워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스카이블루 컬러 니트 셔츠에 화이트 목폴라를 레이어드하니 미니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표현됐다. 활동성이 좀 더 좋은 롱 스커트와 트렌디한 앵클부츠를 함께 매칭하고 카키색 헤어핀으로 포인트를 줬다.
브이넥 펌프 숄더 핑크톤 블라우스 + 골드 컬러 가죽 스커트 + 단정한 단화 + 포인트 네크리스 + 스퀘어 이어링
사실 하진님 체형의 장점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실루엣의 페미닌한 원피스를 한 벌 고르자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 다만 이 가격대 원피스는 대체로 저렴해 보인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스웨이드 소재로 된 오픈숄더 상의를 발견했다.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의상을 즐겨 입는 그녀에게 스웨이드는 처음 도전하는 트렌디한 소재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단추나 액세서리를 최대한 배제하는 대신 셔링이나 벌룬 소매 등이 있는 아이템으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쇄골 라인에 포인트가 될 만한 목걸이를, 다리가 길어 보이도록 단정한 단화를 매치했다.
“이번 스타일 메이크 오버에 참여한 덕분에 평소 시도하지 못한 스타일에 모두 도전할 수 있었는데요. 선택을 떠나 스타일팀 앰배서더분들이 저에 대해 하나씩 연구하며 가장 어울리는 룩을 찾으려고 노력해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양쪽 다 맘에 들지만
제 선택은 역시
활동하기에 좀 더 편한 쪽이에요
“미니멀룩은 평소 활동성 좋은 옷을 좋아하는 제 스타일을 토대로 조금만 노력하면 직접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에 반해 페미닌룩은 예쁘지만 활동성이 떨어지고 과하거나 화려한 걸 좋아하지 않는 제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없애려는 시도다. 따라오는 자신감은 덤이다” -정현
“실전이다. 머릿속으로 매치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경험을 통해서만 만들 수 있다” -민영
“자신감이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나를 당당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것이 정답이다” -서현
“계속 키워야 하는 ‘감’이다. 숱한 실패가 더 좋은 스타일을 만든다” -호수
“소신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내 스타일이다” -가흔
Life Meets Life, LIFE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