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멘터리 11화
LIFEPLUS의 <머니멘터리>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투자와 돈의 세계, 그 속의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4월 15일,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이죠! 이번 사전투표율은 26.7%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지만, 전체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58%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4년간 지역과 나라를 대표할 정당, 정치인을 뽑는 과정에 이토록 관심이 낮은 이유가 뭘까요?
‘투표와 공공재의 역설’,
오늘 머니멘터리의 주제입니다!
이번 21대 총선은 ‘비례연합정당제도’가 최초로 도입되어 역대급으로 많은 정당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선거가 진행될 것 같지만, 오히려 많은 전문가는 저조한 투표율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코로나 19’ 이슈로 인해 오프라인을 통한 선거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데다, 유권자들이 현장 투표소를 방문하는 데에 위험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떨어질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요.
하지만, 올해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최근 5번의 총선 투표율은 60%를 채 미치지 못했습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하지 않았다는 말인데요. 앞으로 4년 동안 국가를 운영할 정당과 정치인을 뽑는 과정이자 일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거에 왜 이렇게 관심을 갖지 않는 걸까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투표는 일종의 ‘공공재’입니다. 공공재란 어떤 경제주체의 생산으로 구성원 모두가 소비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말하죠. 국방, 소화, 치안 등 국민들에게 공통으로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와 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공공서비스는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으로 운영되지만, 세금을 내지 않아도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아파트 단지에 불이 났을 때 소방관들이 주민이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불을 끄지 않는 경우는 없겠죠.
이게 바로 공공재의 주요한 성격 중 하나인, ‘비배제성’입니다.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을 소비 활동에서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다른 성격으로는 ‘비경합성’이 있는데요. 이는 한 사람이 상품을 소비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소비분이 줄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번 ‘코로나 19’ 이슈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사재기 현상이 일었었죠. 다른 사람의 소비가 내 소비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재화는 다른 사람의 소비로 인해 내가 물건을 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공공재는 모두가 배제되지 않고, 경합하지 않고 누릴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역설적으로 누구도 공공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별히 수고를 하거나 비용을 지불해야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죠.
투표 또한 그렇습니다. 내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아도, 투표를 통해 당선된 사람이 실행한 정책의 수혜를 투표하지 않은 ‘나’까지 포함하여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한 표를 행사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는 굳이 투표를 할 이유를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투표제의 공공재적인 성격이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원 글렌 웨일(Glen Weyl)은 새로운 투표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델의 작동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유권자들은 원하는 만큼 투표할 수 있다.
2. 매번 투표를 할 때마다 돈을 지불해야한다.
3. 지불하는 돈은 투표한 횟수의 제곱만큼이 되어야 한다.
이 모델에 따르면 특정 후보를 선호한다 하더라도, 금액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한정된 수만큼만 투표할 수 있게 되는데요. 사람들이 ‘선거 결과를 얼마나 중시하느냐’에 따라 투표하는 횟수가 달라지는 것이죠.
즉, 기존 투표 방식과 동일하게 ‘유권자가 선호하는 후보’ 뿐만 아니라 ‘선호의 강도’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공재가 알아서, 필요한 만큼 공급되는 ‘효용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글렌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점과 부정 선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이 많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1인 1표’ 시스템으로 투표가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렌의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다만 ‘1인 1표제’의 한계점을 보완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공공재는 시장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공공재에 대한 선호를 나타내지 않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편익만 누리려는 ‘무임승차자’가 나오면서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투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선호를 표현하지 않거나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무임승차자가 많아지면 그 대가를 모두가 치르게 되겠죠.
1인 1표제에서 공공재의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것 역시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소중한 1표를 행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1표 꼭 행사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머니멘터리> 영상은 LIFEPLU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해주세요!
Life Meets Life, LIFE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