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의미가 만드는 평화의 공간

전주 평화와 평화

by 나는소년

1층도, 큰 도로변도 아닌 그리고 심지어 간판도 없는 카페가 있다.

비싼 조명이나 소품, 그리고 엄청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지도 않다.

그런데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있다. 그것도 가득가득.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전주의 <평화와 평화> .


지도 앱을 켜고 골목을 돌았지만 어디서도 카페가 있다는 표식을 찾지 못해서 길을 좀 헤매었다.

그러다 겨우 이곳임을 알게 한 심플한 표식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또한 모르는 분에게는 뭐하는 곳인가, 종교시설인가 할 수 있을 듯하다 ㅎㅎ)


골목 안 오래된 건물, 그것도 3층에 있는 평화와 평화를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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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공간의 표시의 전부이다.

간판(?)부터 별것 없는 하얀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씨인 정말 단어와 글로 가득한 곳이다.


그리고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그들의 매력을 뽐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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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금새 3층에 도달한다.

"지도가 없이도 길을 걷는 사람들. Peaple with exact destination."

평화와 평화의 매력 중 하나는 철학적, 사색적 의미를 담은 글귀들과 문구들로 공간을 채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글 옆의 영어는 단순 1차원적인 번역이 아니라, 해설 또는 직관적 의미 전달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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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을 열면 평화가 시작된다.

입구도 평범치 않다.

다양한 메시지들이 대충(?) 붙여있다. 그리고 이 문을 열면 드디어 평화와 평화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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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골목의 오래된 건물 3층에 이런 곳을 만들 수 있는가

간판부터 3층까지 무언가 생각이 많고 조용하며 낯을 많이 가릴 것만 같은 평화와 평화의 모습은

내가 생각한 모습과 사뭇 달랐다.


종이에 적힌 단어와 글귀뿐 아니라 가득 모인 사람들의 다양한 웃음과 대화로 이 공간은 가득 메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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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인 커피와 디저트에도 진심이다.


평화와 평화는 기본적으로 브루잉 커피를 제공한다. 다양한 원두들이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디카페인 블랜딩의 네이밍이 흥미롭다. '심야 회동 디카프'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하고 드디어 마주한 평화와 평화를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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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모두 사진 스팟이다.

정말 어떻게 이런 곳에 이런 공간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화이트 앤 우드 같이 대중적인 인테리어도 아니고, 정말 글과 선, 그리고 그냥 식물 몇 개로 이렇게 공간을 꾸미고 의미를 부여한 대표님의 감각과 생각에 감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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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평화의 메세지를 담은 다양한 굿즈들

'Life = ㅋ'

'Travel = ㄱ'


이런 깨알 같은 의미 전달을 봤나, 이보다 더 직관적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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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날은 오랜만에 햇살마저 예쁜 날이라 모든 곳이 너무나 예뻤다.

연필에 쓰여있는 글귀가 보이는가?

'자꾸만 돌려 말하게 되는 것들'

우리는 직접 말하지 못하고 돌려 말하는 것들을 편지로 써서 전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와 마음의 전달의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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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시 제공하는 번호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직원분이 주문한 커피와 디저트를 가져다주신다.

평화와 평화에서 1번이란 번호를 받으니 무언가 의미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역시나 커피를 받을 때에도 그냥 주는 법이 없다.

다양한 메시지와 단어들과 함께 커피를 마셨다.


'돌아가서 하고 싶은 것들. Or things you don't want to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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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예쁨, 인스타그래머블한 외적인 부분만 신경 쓴 곳이 아닌

곳곳에 담긴 사색과 의미들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공감하는 재미가 가득했던 평화와 평화.


그곳은 나갈 때까지 정말 새로운, 즐거운, 평화의 경험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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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에어팟! , Life without music is sad!'

'아! 맞다 열쇠! , I almost slept outside...'

'아! 맞다 반지! , We stopped the Second Couple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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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카페라고 이야기하면 예의가 아닐 것 같은,

기대 이상이었던 공간 평화와 평화.


단어와 글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마음의 평화를 얻고 간다. 다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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