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소년 Jul 23. 2023

행복한 삶을 위한 인생매뉴얼, <마음의 지혜>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마음의 지혜>

저를 만나러 오신 분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무엇이냐 물으면 가장 많은 답은 '인간관계'입니다.


어릴 적, 나이를 하나씩 먹다 보면 세상에 대해 모든 걸 다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른이니까.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점점 더 어려운 것들이 많아졌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결혼을 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관계의 변화, 내가 꿈꾸던 삶에 대한 방향성, 나는 왜 이리 소심할까 등등..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나 스스로를 내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고

이런 고민들이 서서히 자라던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읽게 된 김경일 교수님의 #마음의지혜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너무 도움이 되었다. 두 번 아니 세 번 더 읽을 예정이다.

성격, 인간관계, 외로움, 행복 등 다양한 일상의 문제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통하여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나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성격, 못 고칩니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도 데이터로 기반,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을까?'라는 데서 시작한 심리학의 분야 중 하나이다.

철학적인 또는 학파에 따른 의견차가 아니라 정말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그걸 입증하며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법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걸 데이터화, 수치화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까...ㄷㄷ)


아무튼,

"너는 내향적인 성격이야, 노력하면 다 고칠 수 있어"

"나는 왜 이리 소심할까, 다른 사람들처럼 나가서 말도 잘하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에너지 넘치고 싶은데 나는 왜 이럴까.."

이런 고민에 대해 인지심리학은 "성격 못 고친다"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가진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냐의 문제라고 이야기해 준다.


MBTI에서 E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고, I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I 들이 사람을 싫어하거나 낯을 가리는 건 오해이다.(라고 한다..) 누구나 자신의 자원 안에서 사람들과 사이좋게, 좋은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하는 건 누구나 동일하다.


저도 가끔 컨디션이 좋을 때(?) 뭔가 신나는 척, E 인척을 하고 나중에 괜히 그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런 고민도 내가 잘 못했다라기 보다 나라는 사람의 자원을 잘 못 활용했구나, 하고 인지하게 됐다.


그래서 나의 적정 수준의 에너지를 잘 알고 그 안에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내가 나에 대한 이해를 누구보다 잘 하고 있어야 한다.



꿀벌이 살기 위해 꿀을 모으듯 인간도 시련을 버티기 위해 행복을 모아야 합니다.


조금 심각해 보일 수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대로라면 나는 앞으로 평온한 행복함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노력해야 하고, 이 말인즉 항상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 그다음은 그다음의 더 나은 걸 찾는,

이렇게 끝이 없는 추상적인 고리 속에서 나는 만족과 행복함을 누리기보다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데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삶의 자세가 올바른, 근면 성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었다.


언제부턴가 나이를 먹어가며 그럼 나는 도대체 언제 만족하고 행복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김경일 교수님은 행복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행복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험이며 '나쁜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 '좋은 것이 있는 상태'라고 말씀하신다.


<행복의 기원>에서는 행복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행복이 대단한 것을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일상에서 소소하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며, 1년에 100점짜리 커다란 행복 하나를 경험하는 것보다 10점짜리 행복 열 개를 경험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행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으로 행복에 대한 소소한 기록을 남기기를 추천한다.

작은 행복의 경험과 시련을 극복한 소소한 기록을 차근차근 남기다 보면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게 될 거고, 그게 내가 행복함을 꾸준하게 느끼는 강인한 근력을 만들어줄 것이다.


꿀벌이 꿀을 모으듯 나도 사소한 행복을 모아가며 소중한 삶을 살아나가야겠다. �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K-장남으로 자라온 나는 묵묵하고 듬직한 것이 좋은 것, 그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자라왔다.

무언가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드러내지 않고, 참을 줄 아는 것이 어른스러운 자세이고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거나 참지 못하는 것은 철없는 짓이라는 생각을 지니며 자라 왔다.


나이를 먹어가며, 주도적인 삶을 설계함에 있어서 이런 자세가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떤 선택의 상황과 경쟁의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분위기와 남에게 보이는 것에 더 신경을 쓸 때가 있었고

결국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서 불만족인 감정 상태로 이어지는 결과가 많았다.


김경일 교수님은 이 지점에 대해 나이를 들면서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자기 욕망을 솔직하면서도 품위 있게 말하는 것이다.'라는 제언을 해주신다.


심리학 연구 중 '거래 게임' 이라는 사례가 있다.

내가 가진 것 중 일부를 주고 상대로부터 원하는 걸 가져오는 것이다. 그 게임의 결과 최상위 결과 팀과 최하위 결과 팀을 분석한 결과 재미있는 결과가 있었는데 그 핵심 포인트는 '욕구의 표현' 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밝힐 줄 아는 사람은 거래를 성공시켰고, 원하는 것은 많은데 그걸 끝까지 숨기는 사람은 거래를 망쳤다.


숨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걸 참고, 숨기는 건 나 스스로를 억누르는 일이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걸 품위 있게 전달하는 건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다.



느슨하고 다양한 관계의 중요성


이제 곧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나는 과거보다 새로운 관계, 환경보다 '집-회사'에 좀 더 집중된 라이프 사이클이 되어가고 있다.

김경일 교수님은 이에 대해 '느슨하고 다양한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회사와 집, 모든 인간관계와 감정이 이 안에서 이루어지면 우울감이 발생했을 대 해결할 방법이 크지 않다.

한정된 관계에서 다양한 대안들의 부재로 인하여 나의 자원이 고립되고 고갈되는 것이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와 같이 모든 사람과 굵고 깊은 인간관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사실 이에 대한 강박이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깊은 관계에 대한 강박과 부담감보다는 느슨하고 다양한 관계를 여럿 구축해 놓는 것이 나의 정신건강에 훨씬 좋다는 것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은 집과 회사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그 테두리 안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그 열심히 살아오던 한 사람의 마음은 도움의 손길을 찾을 수없을지도 모른다.


헌신과 최선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느슨하지만 다양한 관계는 나의 행복과 정신건강에도 유익함을 알고 이를 실천해 봐야겠다.



인생에도 매뉴얼이 있을까?


어릴 적 게임을 하다 보면 막히는 부분에서는 공략집을 찾아보며 엔딩을 봤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공략집을 보면서 따라 만할 거면 굳이 게임을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고 정해진 스토리 라인을 쓰인 대로 따라가는 게 어떤 의미가 있지?라며 권태를 느낀 적이 있다. (중학교 때 이런 생각을 했다니... 중2병 스럽다...)


인생에 대해 공략해 놓은 공략집이 있다면 과연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었까 싶다.

(김경일 교수님께서도 모든 상황에 큰 원칙과 고정관념에 살기보다는 순간순간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이 많이 쌓여 직관을 만들며 살아가기를 추천하신다.)


인생에 정답은 없기에 많은 구체적인 상황마다 남의 정답을 나의 정답으로 공략집처럼 인용할 필요는 없겠지만

인간이 대체적으로 갖는 사고의 편향과 빠지기 쉬운 오류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런 오류에서 벗어나서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있다면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매뉴얼'일 수 있다.


심리 상담을 하기 위해 상담소를 가면 바로 상담하기 보다 먼저 다양한 검사를 통해 나의 특성과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치료를 위해 병원 가도 먼저 정확한 진단과 향후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문진을 하는 것처럼

#마음의지혜 는 인간관계, 직장 생활, 육아, 학습 등 많은 일상의 부분에서 나와 상황을 인지하고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한 좋은 매뉴얼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리는 30대인 나에게, 이 책은 선물과 같았다.


소중한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작가의 이전글 도서 인플루언서의 독서법, <독서의 기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