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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어리랏다 Nov 16. 2023

[장사일기] 속도 있는 결정을 하는 이유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

2023.11.11


1.

내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빠른 속도의 결정, 추진이다.

이는 어쩔 때는 정말 득이되나, 또 어쩔 때는 풍비박산을 야기한다. 

이번에 정말 빠른 선택을 하나 했는데, 다른 주요 상권 점포 계약을 해버렸다.

상권에 비해 다소 비싼... 권리금이 3000인데, 보증금과 월세가 너무 저렴하게 나와 덜컥 계약했다.



2.

사실 매장 이전은 회사를 그만두고 매장에 전업으로 뛰어 들었을 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긴 하다.

거리에 사람이 많이 다닌다 생각하고 들어 왔으나, 내가 판매하는 아이템과는 맞지 않은 노인층이 많은 동네였고,

이에 더해 주간에는 중심지로 직장을 다니는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지금 내가 들어와 있는 이 매장은 이 월세를 주고 들어올 곳이 전혀 아니었다. 처음 매장을 얻는 설레임에 깨끗해 보이는 곳에 덜컥 계약을 하고 들어온 것이 문제였다.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다보니 배달이었고 결국 배달 매출을 4개월만에 3배 이상 올렸지만 30%에 달하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택배도 시작했고 이를 통해 부수입 라인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매장 입점 고객이 없다는 것은, 애초에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매장을 기획했던 나로써는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고 매장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도 맞지 않았다.



3.

이번에 계약을 맺은 상권은 걸어서 5분 이내 지하철역이 있고, 앞에 구청과 여러 회사단지, 대학가가 있어 단체주문을 받기 좋은 매장이다. 근데 문제는 급매로 나온 물건에 취해(프랜차이즈 본점 시장조사팀과 같은 날 같은 매물을 보았다) 덜컥 계약해 버린 것이다. 권리금 3000. 그렇게 많다 볼 수는 없지만 현재 내가 있는 매장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매장을 계약한 것은 너무 큰 모험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되기도 하지만 어찌하리...



4.

내가 살아온 길을 잠깐 돌아보면 이렇게 결정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 깊지만 짧게 고민한 후 더이상 고민되는 변수가 없을 때 큰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을 증명하기 위해 미친듯이 추진하는...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기에 이번에도 큰 결정을 먼저 해버렸다. 


기한이 정해지고, 내가 이뤄야 하는 매출이 명확해지자 이제야 속이 뒤집어 지는 것이다. 후회와 아쉬움으로 뒤집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운 목표 매출액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찾기 위해 미친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지금도 매장 마감 후 3시에 집에 들어와 사업 강의를 듣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 아닌가!



- 내년 1월에 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이전 매장.

- 현재 드디어 운영 안정화를 이룬 기존 매장.

- 아직 불명확한 매장 컨셉과 메뉴 라인, 운영 계획.

- 무엇보다 내 노동력을 온전히 투자하는 매장 상황 상 극도로 부족한 시간


이제 내 결정을 뒷바침할 행동이 나와야 할 시간이다.

열심히만 하면 안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요령과 지혜를 얻기 전까지는 닥치는대로 부딪히고 열심으로 이를 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하려면 일단 초반에 몸과 마음을 갈아 넣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엇이 나에게 적합한지 찾지를 못했으니까.


남은 일 수 44일.

이제 하루하루 허투루 보내면 절대 안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해 매장 이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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