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결심
내 나이 서른한 살
내가 내린 선택들의 복리효과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제야 빚을 거의 다 갚았다.
첫 번째 장사를 접은 현재, 다음 장사를 시작하기 전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다짐을 한다.
한 번의 잘못된 결정은 실수일 수 있으나, 반복된 어리석은 행동은 결국 본인의 실력이기에,
내가 이번 사업을 정리하며 강하게 느낀 나의 신조를 적어보고자 한다.
1. 여유자금이 아닌 돈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내가 빚이 1억 가까이 되었던 주된 이유는 모두가 다 아는 "빚투" 때문이었다. 무지에서 비롯된 결정과 그 결정을 뒷받침하는 튼튼한 대출, 경기 호황기라는 달콤한 환경에 취해 내가 받는 대출은 몇 백을 넘어 몇 천 단위로 통 크게 올랐고, 깔끔하게 패망했다.
여유 자금이었다면, 3년 이상 오래 기다릴 수 있는 자금이었다면 없는 셈 치고 나의 본업을 할 수 있었을 터이나 대부분이 대출인 나의 묵직한 목돈은 주식에서 몇 천, 코인판에서 몇 천씩 날아갔다. 그렇다. 나는 도박을 하다 다 잃었다. 소중하게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투자를 진행했다면 소중하게 알아보고 사용했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투자라는 것은 리스크를 분명히 가지고 있기에 인내가 반드시 필요한데, 매달 나가는 대출 이자로 인해 나의 인내심은 기름에 튄 물처럼 아주 야단법석이었다.
2. 처음 해보는 영역의 도전에서 큰 자본을 넣지 않는다.
카페를 하던, 음식점을 하던 보증금과 권리금, 월세, 인테리어 비용 등을 포함하면 오프라인 가게를 여는 데 일단 5000만 원은 기본이다. 투자금이 그만큼 들어갔다면 쉽게 가게 분야를 변경하거나 전략을 다시 세우기가 상당히 어렵다. 10명 중 9명은 실패하는 창업 춘추전국시대에서 실패를 염두하지 않고 가게를 여는 것은 자칫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음을 첫 번째 장사를 접은 후에야 배웠다.
처음부터 훅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수 백번의 잽을 날리며 나를 가로막는 방해물들과의 거리를 좁히며 타파해 가는 것이 성공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3. 맨 땅의 헤딩하면 죽는다. 선구자가 남겨 놓은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한다.
수영 초보가 바로 접영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프로 다이버를 따라 한다고 심해 바다로 곧장 들어가면 바다의 소중한 일원이 돼버린다. 나는 평범한 사람임을 항상 되뇌어야 한다. 잘하는 사람들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내가 선택한 아이템 또는 분야에서 탁월함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선구자들은 대부분 있다. 그들의 성공 공식 또한 유튜브가 발전하며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했다면 그 방향의 선구자들의 길을 밟아가며 먼저 기본기를 다져야 함을 장사를 시작하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깨달았다. 그들의 경험한 시간을 압축적으로 학습하여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것이 빠른 성공의 지름길이다.
4. 중대한 결정은 최소 3일은 생각한다.
기회는 인 생에 세 번 온다고 한다. 아니다. 기회는 끝도 없이 온다. 하지만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다. 기회인 것처럼 보이나 결론적으로 경솔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장사 또는 사업 운영함에 있어 돈이 걸려 있거나 법적인 리스크가 다소 존재하는 경우 등 사업 자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들은 최소 3일 정도의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하는 것을 배웠다. 마치 지금 이 시간, 오늘 안에 잡아야 하는 인생의 기회가 온 것처럼 생각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진행시키는 순간 패망의 열차가 시동을 걸 수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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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신조를 바탕으로 두 번째 장사를 내일부터 바로 시작한다.
장사일기는 Phase 2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내가 걸어가는 길 끝에 어떤 집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이 모든 과정들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