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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시기 Aug 18. 2023

#2. 미국에서 온 괴짜 교수님

카페 한 번 시작하면, 호텔까지 짓는 거야

"교수님, 너무 비싸지 않을까요?"

"그래서 얼마에 팔고 싶은데?"

"5,000원 넘어가면 아무도 안 사 먹을 것 같아요."

"밖에서 팔면 원가뿐만 아니라 임대료, 공과금, 인건비, 운영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원가계산을 배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조리수업부터 외식경영 수업까지 다양한 수업에서 해당 내용을 다루고 있었고 실제로 식당, 카페를 운영해 본 선배들의 의견도 다 들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장사한다는 것이 왜 그렇게 눈치가 보이고 소극적으로 변하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우리는 휘둘리고 있었다.


휘둘리면서 고민하는 생각이 늘었고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학생회 사람들과 실습실에서 밤을 새우며 계속 방향을 변경해 나갔다.


그럴 때마다 지도 교수님은 우리에게 도전, 열정이라는 목표를 계속해서 상기시켜 주셨다.


미국에서 교수를 하시다가 한국으로 갓 넘어오신  ''교수님이다.(영어이름입니다. 한국이름 생략, 물론 한국인)


열정이 넘치시는 존 교수님, 두번째 매장할 때는 멀다고 스쿠터 구입.,.


입학했을 때 모든 선배들이 그 교수님의 수업은 안 듣는 것이 좋을 거라고 충고해 주었다. 이유는 영어수업. 당시 오랜 미국 생활로 일상에서든지 수업에서든지 영어를 주로 쓰셨고, 다부진 근육질 몸매에 다가가기도 힘들었다.


사실 하루이틀 진행하던 학술제를 일주일 동안 운영했던 것도 교수님의 완곡한 주장 때문이었다. 제대로 경험을 하려면 일주일은 해봐야 한다고 하셨고 준비과정부터 마무리 뒤풀이까지 함께 하셨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 교수까지 하셨기 때문에 경험이 무척 풍부하셨다. 처음 우리가 카페를 시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에도 미국대학에서는 실제로 외식업체와 연계하여 인턴십 프로그램을 학기 중에도 진행하고, 학교 자체에 호텔을 갖고 있어서 호텔 경영도 학생들이 경험해 볼 수 있다고 말해주셨다.


사실, 학교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은 호텔 못지 않게 멋있긴 하다


한 번 시작하면 계속 도전해야 하고, 우리도 학교에 호텔을 세워서 호텔경영까지 확장할 생각을 가지라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정말 '미국에서 온 괴짜 교수님'이라고 생각했다.


교수님의 말을 바로 소개 발표자료에 첨부한 카드뉴스(진짜 아님)


교수님은 당시 5,000원 이하의 메뉴를 팔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에게 샐러드, 메인, 사이드메뉴, 음료까지 추가하여 세트 메뉴로 10,000원을 제시하셨다. 조금 메뉴를 조정하여 우리가 원하는 8,900원으로  변경했을 때 교수님과 함께 원가계산을 다시 해보며 깨달았다.


우리 실력으로는 10,000원으로 팔아야 1,000원이라도 남는 거였구나...


이미 괴짜 교수님은 학생들의 실수를 예견하고 지도하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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