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에서 나트랑을 여행하고, 호이안으로 이동했다.
남부에서 중부로 올라와서 어느덧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야외 수영장을 이용하기엔 꽤나 추웠고, 현지인들은 긴팔은 물론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종종 보였다.
호이안은 도시 전체가 노란색으로 물 든 것 같았다.
밤이 되면, 하나 둘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등이 켜져 각각 다양한 색으로 물들었다.
낮의 호이안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난 그런 호이안이 마음에 좋았다.
오토바이만큼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고, 도시에는 맛있는 음식으로 넘쳐났다.
특별한 걸 하진 않았지만, 천천히 도시를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밤에는 강가에서 파는 등을 하나 구매한 뒤 강에 등을 띄었다.
그리고는, 등이 강에 잘 뜬 걸 보곤, 그 강을 따라 걷다 강이 옆 노점상에서 맥주와 꼬치를 먹기도 했다.
그렇게 호이안에서 잔잔하게 시간을 보내곤, 후에라는 중부 도시로 이동했다.
후에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호텔을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룸에 노크를 한다.
나가보니 직원이 케이크를 들고 서있었다.
"미리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며 케이크를 건넨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좋아졌다.
케이크를 방에 두고, 라오스를 가는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어렵게 찾은 한인 여행사에서는, 당분간 후에 출발 라오스 도착 버스노선은 운영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아쉬운 마음에 옆에 있는 한식당에 가서 허기를 달래고자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라 더 맛있었다.
밥을 먹고, 후에를 돌아다니다가, 호텔 근처 있는 펍에 가서 맥주를 한 잔 하고 잠에 들었다.
크리스마스 역시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어제 한식당이 맛있어서 다시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단체 패키지여행팀과 같은 시간대에 가서 가게 안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크리스마스는 평소랑 다를 바 없는 날인데 빨간 날 중 하루인데, 괜스레 혼자 있으면 더 청승맞아지는 것 같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행 중이지만 괜히 크리스마스라는 단어 때문에 유독 더 쓸쓸하고, 외로움도 더 짙어진다.
평소와 같이 맛있는 밥을 먹고, 시내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호텔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근무하는 매니저 오빠는, 혼자인 내가 외로워 보였는지 옆에 와서 말동무도 해주고, 맥주도 한 잔 해주신다.
외로움이 한 잔의 맥주로, 누군가의 한마디 위로로 잠시나마 달래지는 기분이다.
다음 날은 생일이어서, 조금 더 좋은 호텔에 가기 위해 체크아웃을 하는데
직원이 한국어로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말해준다.
이 호텔은 서비스 하나, 하나 큰 감동이었다.
다음은 후에에서 리뷰가 가장 좋던, 대표적인 호텔로 옮겼지만 이전 호텔처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생일에는 오토바이 기사님과 함께 후에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전통 향도 만들어보고, 유명한 사원들도 방문했지만 그중 동바시장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미로같이 큰 시장을 둘러보다, 기사님이 좋아한다는 음식을 함께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따뜻한 국밥과도 같은 기사님의 따뜻한 마음과 친절함에,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기사님과 헤어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는데,
5성급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성수기 시즌이어서 그런지 정말 서비스가 이전에 머물 던 호스텔보다도 못해
클레임을 걸고, 직원과 실랑이가 있었다.
일은 마무리했지만,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속상한 마음과 화나고 짜증 나는 마음, 거기다 허기까지 져서 3일 내내 가던 한식당에 가서,
미역국과 양념 치킨을 시킨 뒤 때마침 연락 온 친구에게 호텔에 있었던 서러움을 토해내며 울면서
생일에 이곳까지 와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옆에 있던 식당의 베트남인 직원이 내 통화를 들었는지, 내가 생일이라는 걸 알았는지,
식당 안 스피커로 "생일 축하송"이 가득 울려 퍼지는 게 아닌가
5번이나 연속 반복해주었다. 이런 사소하지만 배려 깊은 마음에, 기분이 풀어졌다.
그렇게 밥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니, 호텔에선 생일 축하한다고 작은 케이크와 꽃을 보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