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 그러나... 데이터가 말썽?
여행 첫날은 서울에서 카타르로, 카타르에서 아테네로 이동하는 것으로 온전히 하루를 보냈다.
이동도 여행이라면 여행. 라운지에서 긴 환승시간을 잘 버텼고 환승구간 의자에서 자다가 화장실도 갔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탑승구 쪽으로 가봤더니 벌써 체크인 비스무리 한 걸 하고 있어서 자다가 놓칠뻔했네? 그른데 알아서 잘 깼네? 하며 비행기도 무사히 탔다.
공항에서 처음으로 이렇게 긴 환승시간을 경험하다 보니 오래 기다리느라 힘들었다. 앞으로 가능하면 배낭은 들고 다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미리 사온 유심도 잘 작동하고 어찌어찌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숙소까지도 잘 왔다.
최종 목적지인 그리스 아테네의 숙소에 도착하니 밤 9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첫날 일정은 그것으로 종료. 그래서 실질적인 여행은 그다음 날부터 시작했다.
전날 밤에 도착해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시차 때문에 자다 깨고를 반복하느라 푹 못 잤다. 대신 아침에 누가 깨우지 않아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찍 일어났다. 이건 유럽 올 때마다 겪는 시차적응 증상 중 하나다. 하지만 한 3,4일만 지나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는 도중에 깨지 않고 푹 자게 된다. 거기서 또 며칠이 지나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지게 되는데 이건 영락없이 시차적응이 아주 잘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에서도 분명 그러겠지.
그나저나 해외여행 중 호스텔 다인실은 처음 묵어본다. 여러 명이 쓰는 숙소인 데다 심지어 혼성이라 신경 쓰이는 점이 많다. 그래서 어젯밤에 미리 오늘 아침에 입을 옷을 꺼내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놨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나 시차 때문에 새벽부터 깨는 바람에 일찍 일어나서 후딱 채비를 마치고 숙소 밖으로 나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숙소 밖으로 나와 와이파이를 껐다. 그런데 어라? 어제저녁만 해도 분명 신호가 잘 잡히던 핸드폰 데이터가 갑자기 먹통이 되었다. 오늘 아니 이번 여행의 첫 일정은 아크로폴리스 단체 반나절 투어인데 투어 시작점에서 늦으면 투어에 참여를 못하게 된다.
일단 지하철을 타고 어디서 내리는 것까지는 알고 있으니 괜찮은데 문제는 오후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그 자리에서 정보 검색과 위치 파악을 위해서는 핸드폰 데이터는 필수인데... 여행의 시작인 이때부터 멘붕이 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