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진짜 마지막 이야기 (2)

그리고 한 달 뒤... 또 문자가 오는데...

by 세니seny

가만 보니 지난달에도 마감할 때 연락을 준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식이면 매달 마감할 때마다 물어볼 거야? 그리고 아무리 새로 온 팀장이 몰라도 새 팀장이 왔으면 새 팀장하고 얘기해서 해결해야지? 그리고 회계처리라는 건 다 기록이 남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지만 옛날 장부 다 뒤져보면 어떤 식으로 처리했는지 다 나온다고요.


도대체 팀장을 뭘로 보는 걸까? 지금 나한테 물어봐서 해결하고 넘어가는 게 잘하는 게 아니다. 물론 시간이 걸리고 이게 맞나 아닌가 긴가민가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찾아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게 본인이 할 만큼 찾아본 다음에 지금 같이 있는 팀장한테 문제나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해결해 나가야지. 그래야 그분도 나중에 사내 직원이나 감사팀에서 물어볼 때 제대로 대답을 할 텐데. 팀장한테 자기가 가르쳐준다는(?) 느낌으로 공유해 주면 본인도 더 이쁨 받을 텐데 뭘 모르는 거 같다.


그렇게 눈치가 없으니 한 다리 건넌 나한테 직접 연락을 그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두 번이나 했겠지. 나도 팀 내의 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앞으로는 새로 온 팀장과 팀원들과 해결을 보는 게 좋을 것 같고 수고하라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그런 상황이 된 건 안타깝지만 나는 인수인계를 했고 내가 언제까지 전화를 받아줄 수는 없다고 했다.


내가 이 사람이랑 직접적으로 일을 안 해봐서 업무에 대한 평가는 못하겠지만 딱 한 가지, 느꼈던 점은 있다. 나랑은 다른 면으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게 부족해 보였다는 것. 말하자면 나쁜 쪽으로 눈치가 없는 편으로 보였다. 연락할 데가 있고 안 할 데가 있는 건데.


만약 십 년 가까이 일했던 동료나 적어도 몇 개월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낸 신입사원이 연락이 온다면 좀 귀찮긴 해도 나랑 일을 같이 했던 사람이니까 설명은 해 줄 거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가 뭔데 자꾸 나한테 직접 연락하는데? 새 팀장 하고도 아직 덜 친하고 그 사람도 모르겠거니(당연하지만) 하고 아예 묻지도 않는다. 그런데 자기한테 업무 인수인계해 준 퇴사자한테는 연락 못하게 생긴 상황이고 대충 어디선가 들은 건 있으니 기존에 그 업무를 했던 나한테 물어보는 거다. 이 사람이 순서를 모르네…? 나는 너랑 연결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정 물어볼 거면 퇴사자한테 물어야지. 그래야 순서가 맞지.


나에게 정 묻고 싶다면 본부장님이나 팀장님을 통하던가 아님 기존 자료를 찾아보면서 지금 팀장한테 물어봐서 해결해야지. 그 사람도 알건 알아야 하잖아. 안 그래? 얘가 지금 일 쉽게 하려고 얼굴 1주일 겨우 본 나한테 들이대는 거다. 파견직으로 들어와서 얼레벌레 정규직이 됐지만 이런 눈치는 없는거져….


나도 말할까 말까 고민했으나 이 사람은 눈치가 없으니 직접 말을 안 하면 분명 또 연락을 할 사람이다. 그래서 친절하게 설명을 다해주고 마지막에 말했다. 혹시 팀장님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아시냐고. 그분이 당연히 모르겠지만 그분도 아셔야 될 필요가 있다고. 물론 그들이 한 명은 츨산휴가로, 한 명은 퇴사로 없어져서 상황이 이상하게 됐긴 했다만 나는 내 후임자한테 인수인계 다 했다고. 그들이 지금 자리에 없는 것까지 내 책임은 아니잖아?


예를 들어 세무조사를 나와서 진짜 너무 긴급한 상황이다 이런 거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도 새 팀장이나 본부장님이 나서서 할 일이지 더 이상 내가 뭘 해줄 수는 없다. 자기랑 나랑 라포가 형성된 관계도 아닌데 전화 한 번 받아주니까 눈치 없이 또 하냐? 오늘이 마침 7월 말일이었는데 지난주에 새 팀장을 만났고 오늘 통화 말미에 좋게 얘기했으니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을 것이다.


그 뒤로 깔끔하게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연말 즈음, 누군가의 카톡에 올라온 회사 송년회 사진을 보니 사진 속에 한 자리 잘 차지하고 서 있었다. 거봐, 나한테 전화해서 묻지 않아도 어떻게든 해결해서 잘 다니고 있을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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