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마지막이길... 연락 좀 그만합시다
내가 퇴사하기 1주일 전.
내가 퇴사하고 새 팀장이 바로 오는 게 아니라 인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팀원 한 명도 곧 출산휴가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출산휴가 대체인력을 좀 일찍 뽑았더랬다. 어차피 일찍 뽑는 것이기 때문에 내 마지막 근무일 이후에 출근해도 상관없지만 팀장도 없는 팀에 덜렁 들어와서 앉아있는 것도 모양이 영 그렇다. 내가 좀 번거롭더라도 모양 상 팀장이 있을 때 입사해서 인사도 시키고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했다.
얼굴? 겨우 1주일 봤다. 일은 같이 안 해봤다고 봐도 무방하지. 물론 내가 면접관으로 면접을 보긴 했지만 파견직으로 뽑은 거라 크게 고려할 것도 없었고 다 별로였지만 그중에 조금 나아서 뽑은 거였다. 그랬는데...
내가 퇴사하고 나서 갑자기 내가 일을 물려준 후임이 급하게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 직원의 역할이 갑자기 중요하게 된 것이다. 아마 처음엔 나눠서 인수인계를 받았겠지. 그러다 이 직원이 내 후임자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정규직으로 전환까지 되었고, 출산휴가 대체직원 자리는 다시 뽑았다고 한다.
그런데 두 달간의 유럽여행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6월 말,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저 누구누군데요 ~~~
뭐 좀 물어보고 싶어서 그런데 통화되세요?
나 퇴사하기 일주일 전에 입사한 그 직원이었다. 나는 다른 팀원이 출산휴가 들어간 줄 모르고 그 친구도 있는데 왜 나한테 문자를 했나? 싶었다. 나는 이 사람한테 친근감 1도 없지만 꽤 오래 근무한 회사에서 연락이 온 거고 오죽하면 나한테까지 연락했나 싶어서 통화해서 설명을 해줬다.
그런데 전화 말미에 내가 쓸데없는 말을 덧붙였던 거 같긴 하다. 그래, 내 잘못이다. 너무 아무 말도 안 하고 전화를 뚝, 끊기가 그래서 인사치레로 다음에 또 연락해요,라는 말을 덧붙였던 것 같기도. 그때 바로 잘랐어야 했나? 앞으로 일어나는 일은 알아서 팀 내에서 해결하시고 나한테 직접 연락하지 말라고.
그리고 한 달이 지난 7월 말, 평화로운 오후를 깨버리는 문자가 한 통 도착.
아니, 이 미친 X이 나랑 얼굴 본 거 1주일밖에 안되는데 지가 뭐라고 나한테 자꾸 직접 연락을 해? 진짜 얼탱이가 없어서….
나와는 아무 일면식도 없고-얼굴을 잠깐 보기는 봤네-그동안 쌓아놓은 인간관계도, 같이 일해본 적도 없다. 그리고 내가 본인한테 인수인계를 한 것도 아닌데 나한테 직접 연락을 한다? 자기가 알아보기 귀찮다는 핑계로, 전화 한 방으로 쉽게 해결하려는 거지. 콱 씹을까 하다가 그래도 본부장님과 선이 있으니 일단 전화하라고 하고 받았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싶어 일단 전화를 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