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날씨가 맑다. 해가 기분 좋게 연습실로 들어온다. 이번에 이사 온 연습실은 해가 정말 잘 든다. 해를 보며 연습할 수 있다니 큰 축복이다. 바깥 소음이 시끄럽지만 지하보단 나을 것이다.
마음을 쓰며 한 음 씩 단단히 만들어간다. 불확실한 미래로 어둡고 컴컴하지만, 소리만은, 음악만은 밝게 깃들 수 있기를.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단어가 어지럽게 날아간다.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악보에 붙은 음표들.
고요히 입을 닫고 눈을 감고 머릿속에 그려진 음들을 떠올리며 바깥으로, 바깥으로 날려 보낸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고 싶니?
무엇을 하고 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