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움켜쥔 나의 안간힘; 뿌리를 이루다
비상(飛翔)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무는 안다.
가장 치열한 솟구침은, 캄캄한 흙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임을.
지난 3개월은 나에게 그런 역설의 시간이었다. 브런치라는 낯선 숲에 홀로 서서, 나는 보이지 않는 독자들을 향해 끊임없이 활자의
뿌리를 뻗었다.
때로는 메마른 땅에 부딪혀 손톱이 깨지는 것 같았고, 때로는 아무런 메아리가 없어 공허한 허공을 휘젓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늘, 나는 비로소 흙을 단단히 쥐었다는 묵직한 감각을 느꼈다.
내 글을 찾아준 50명이 넘는 구독자와 꾸준히 눌러진 라이킷들.
그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나의 문장이, 나의 사유가 타인의 마음에 닿아 싹을 틔웠다는 '응답'이자, 흙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의 온기가 닿아 맺어진 단단한 매듭이었다.
이제 겨우 뿌리를 내렸다.
뿌리가 생겼다는 것은 안정이 아니라,
비로소 바람에 흔들릴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나는 이 첫 번째 안간힘을 딛고
'줄기'를 세우러 간다.
뿌리가 어둠 속의 고독한 사투였다면,
줄기를 세우는 일은 세상 밖으로 내 글의 척추를 곧게 드러내는 일일 것이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겠지만,
부러지지 않고 유연하게 춤을 추듯 글을 쓰고 싶다. 그렇게 뻗어 올린 줄기 끝에서 잎이 돋고,
마침내,
'숲'을 이루는 날을 꿈꾼다.
내가 바라는 숲은 거창한 울창함이 아니다.
삶에 지친 누군가가 내 문장 사이로 걸어 들어와,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서늘한 그늘이 되는 것.
그것이 내가 이토록 맹렬하게 뿌리를 내린 이유다.
나의 숲은,
이제 막 숨을 쉬기 시작했다.
홀로 씨앗을 심는 일은,
실은 광활한 빈 들판에 혼자 서 있는 것과 같은 고독이었습니다.
제가 내민 손이 허공을 가를 때, 기꺼이 그 손을 잡아주신 여러분이 계셨기에 저는 비로소 나무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의 문장이 머물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신 구독자님,
그대는 저의 가장 든든한 토양입니다.
스치듯 지나지 않고 따스한 온기를 남겨주신
라이킷 독자님
그대는 차가운 뿌리를 데워준 햇살입니다.
그리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주신 댓글러님과 동료 작가님들,
그대는 고요한 숲을 깨우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대들이 계셔,
저의 안간힘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이제 막 틔운 이 여린 초록이
언젠가 쉬어갈 수 있는 서늘한 그늘이 될 때까지.
성실하게,
그리고 뜨겁게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