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하게 스마트팜에 가능성 있는 농업회사를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의 스마트팜은 원격시설제어나 농산물 생산량 확대 등이 장점이라고 홍보하고 다녔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답이 없었다. 그래. 그 스마트팜이란 걸 하면 전보다 좀더 편하고 쉽게 농산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 같긴하다. 근데 그렇게 해서 생산된 농산물은 어떻게 판매할 거냐.
모든 스마트팜들이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언론을 통해 굉장히 미래가 밝다고 청사진이 뿌려지고 있는데..
실상은 이 문제에 대해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시범사업단계니까 이정도지.. 스마트팜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과잉생산에 따른 생산품목 가격폭락으로 인해 시설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농가들이 허다할 거다.
수출? 수출시장은 수요가 무한대인줄 생각하는가?
스마트팜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생산물을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를 해야한다.
최근 우연히 만난 한 농가.
나물을 시설재배하는 기술을 확보, 생산중이다.
생산하는 작물의 기원에 대해 물어보니, 조직배양을 통해 얻은 개체라고 한다.
오! 캘러스 배양을 해서 성체 완성을 했다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물복제 기술과 비슷하게 식물에도 동일 개체를 무한 반복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그게 식물조직배양기술이다. 산삼이 귀하니 이걸 조직배양해서 산삼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게 산삼배양근 기술이다.
내가 제안했다. 조직배양한 거라면, 묘판이나 흙에 심는 것보다는 수경재배 한번 해보시라고... 지금 그걸 검토중이라 했다. 곧 수경재배 시설투자할 거라고 하는데... 잘 될테니 열심히 잘 하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그쪽에서는 현재 국가 지원을 받아 기능성성분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고도 얘기했다. 방향은 맞게 가고 있구나.. 생각을 했다. 식품에서 건강기능식품까지.. 나중에 화장품소재로도 가면 되겠고.. 한 20년 할 생각하고 찬찬히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직접 창업하고 사업하는 포지션에서..
요새는 이런 정보를 듣고 컨설팅도 해주는 위치로 오니 심심치 않게 그린바이오 산업을 육성해야한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주로 정부쪽에서 나오는 얘기인데...
아직까진 좀 특수한 모델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정리하고 생각한 그린바이오 산업 활성화 방안을 얘기하자면.. 스마트팜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단, 이게 모든 농가가 다 해야하는 건 아니다. 기존의 특용작물하듯이 하면 된다.
스마트팜의 장점은 통제된 조건에서 생산하니 생산물이 비교적 균일한 품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생산량까지 재배방법에 따라 늘릴 수 있고, 시설재배가 기본이라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확시기도 알아서 조절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이 진짜 현실에서도 장점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물에 대한 용도발굴, 가공기술개발적용이 필수적으로 따라온다.
정부가 지원한다는 스마트팜 사업에는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기존의 노지 수확 농산물로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잘 될텐데 말이다.
스마트팜을 얘기하니 도시 혹은 도시 인근지역에서 쌈채소를 공급하는 식물공장모델을 얘기하기도 한다.
그건 아니다.
쌈채소로는 식물공장 운영비도 감당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건 그냥 지금처럼 노지에서 생산하는 농가들이 하게 두자. 그분들도 먹고 살아야지.
대신 스마트팜은 기존에 없던 걸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조직배양이 맘에 들었던 건 그렇게해서 최종생산물을 타겟으로 단순하지만 잘 디자인된 생산기술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되면 스마트팜에서 생산되는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식물의 형태를 띠지 않을 수 있다.
이를테면 단백질만 생산하는 단백질 고함유 식물만 생산하는 거다. 단백질만 얻으면 되므로, 기존 식물이 갖고 있는 섬유질, 당류, 지질 등은 최소화시킬 수 있게 육종하고 생산조건을 조절한다. 생산물은 식물성대체육에 사용하면 지금보다 대체육이 싸지고 시장도 넓어질 것이다.
기능성식품용 원료 생산에 사용해도된다.
앞서 예로든 산삼배양근처럼. 효능좋지만 희귀한 식물을 식물공장스마트팜에서 대량생산하면 된다.
고작 딸기재배하자고 스마트팜을 새로 놓는 건 낭비라고 생각하며, 필연적으로 수익성저하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농업정책을 세울때.. 꼭 사용용도, 목적, 목표시장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냥 신기술이라고 좋겠지 도입하다보면 결국 쓸모없는 걸로 판정되기 쉬우니까.
스마트팜과 그린바이오를 연결시키면, 뭔가 쓸모있는 새로운 자원생산모델이 만들어질 것 같다. 이게 미래 농업의 한 부분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