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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ghtraveler Dec 31. 2019

인도, 흔적을 남기다.

인도 여행기 네 번째

*인도 여행기 마지막 글로부터 무려 4년여가 지나서야 새로운 글을 올립니다. 쓰려고 했던 글의 느낌을, 기억에 의지하여 다시 되살려 봅니다.


성스러운 강, 갠지스

관광객들의 눈에는 그냥 더러운 강으로 보이지만 인도 사람들에게 갠지스 강은 성스러운 존재이다. 

갠지스 강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무언가를 태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죽은 사람을 화장하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사망자가 생겼을 때 강가에서 화장한 후 재를 강에 흘려보내는 것이 죽은 자에 대한 최대의 경의라고 한다.


어떤 이는 멀리에서 갠지스 강을 보러 순례길을 오기도 하고, 

강물에 몸을 담그고 성스러운 물로 목욕을 하기도 한다. 


이름 모를 새가 주변을 빙빙 돌며 날아다녔는데, 

화장터 주변이라 그런지 괜히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매일마다 같은 풍경을 보는 이 새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화장터 옆으로 얼마 가지 않아서 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에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

그저 오늘의 하루,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순간들이 그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을 것이다. 


골목길에서

강 주변의 골목길을 스쳐 지나가며, 장면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관광 명소도 아니고 그리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지만 들어온 빛이 카메라에 흔적을 남겨 나만의 사진이 된다. 


이 사진들은 내가 찍은 빛의 흔적이지만, 

내 기억 속에 남은 인도의 흔적이기도 하고, 

인도에 남긴 나의 흔적이기도 하다.






인도, 흔적을 남기다

인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 사진들을 찍었다. 

이 때가 2012년이었으니 다녀온지 햇수로 벌써 7년째가 되었지만, 

사진을 보면 아직도 셔터를 누를 때의 순간들이 기억난다. 

그것이 강렬한 인상이든, 어렴풋한 느낌이든 

내가 보았던 그 순간의 빛들은 내 삶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 


흔적을 담고 싶다

2019년의 마지막 날, 30대의 후반을 살아가며, 진부하게도 시간 참 빠르다는 생각을 또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동안 놓고 있었던 나의 즐거움, 사진을 더 찍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빛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으며, 내 기억 속에 소중한 시간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그 흔적을 따라 시간 속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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