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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태양 Dec 31. 2023

그 누구도 대신 감당해 주지 않는다

#4 육아내공 100(김선미, 지랄 발랄 하은맘)

작가 김선미라 쓰고 지랄 발랄 하은맘이라고 읽는다.

저자는 나의 육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육아서, 

'불량육아', '닥치고 군대육아', 십팔년 책육아'를 썼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육아서를 읽었고 나름의 육아철학이 있었다.

육아서를 읽는 것은 육아에 도움이 된다.

또 조금일지라도 육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으면 아주 많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안 흔들린다고는 절대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육아는 힘들다.

살면서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만은, 육아는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육아를 통해 인내와 겸손, 더 나아가 인생을 배우게 된다.

힘들어 혼자 울다가, 아이와 같이 울고, 잠든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하던 시절,

우연히 지랄 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닥치고 군대육아'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내가 읽었던 육아서 중 제일 반복해서 읽은 책이 아닐까 싶다.

어떤 때는 조금 더 나은 길을 제시해 주고, '괜찮아,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며 시기적절한 위로를 주며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리고 내 아이의 사춘기 시절을 맞이해야 할 즈음에 나온 책 '십팔년 책육아'를 읽으며 마음을 토닥였다.


책의 주인공인 하은도 이제 성인이 되었고, 나의 아이도 나름의 사춘기를 지내고 있다.

관계 우선 지향주의인 우리 가족은 아주 어렵지 않게(아니, 관계를 잘 유지하며 지내기 위해 매일매일이 어렵게) 이 시기를 보내며 마음을 살랑살랑 놓으려고 할 때, '너 아직 아니야~ 벌써 놓아버리면 안 돼! 마음 단단히 잡어!'라고 말하는 듯... '육아내공 100' 출간되었다.


이 책은 내공의 종류를 10가지로 분류하여 한 가지 주제마다 10가지의 짧은 글을 적고 있다.

영어내공, 사교육내공, 재테크내공, 독서내공, 기록내공, 관계내공, 살림내공, 멘탈내공, 몰입내공, 인생내공

육아내공을 넘어 삶의 내공까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해 준다.




(79)

내공 19 ["공부를 왜 해야 돼?" 내 자식이 묻거든]

"입 아프게 너를 사람들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돼. 공부가 얼마나 너의 삶을 멋지게 세팅해 줄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게 현실이야. 그리고 이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워, 재밌고, 제대로 열심히만 해보면 알아"


(87)

내공 22 [내가 만난 부자들의 '돈'에 관한 태도]

그들을 딱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기버'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준다. 밥과 술을 사고, 음악회와 미술관 티켓을 선물하고,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특히 다양한 곳에 기부한다. 나도 그들과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기버'로 살아온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시간과 돈을 배움에 투자하고 기부하고, 고마움과 미안함, 감사함을 잘 표현하며, 그런 삶을 누리고 즐길 줄 알게 된 건 다 그들 덕분이다.


(101)

내공 28 [사교육비 26조, 노후 대비는 어쩔 건데?]

애 어릴 때 수백만 원씩 퍼부어줘 봤자 고마워할 리 만무하고 효과 내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로 인해 가난해진 노후의 부모를 기꺼이 보필해 줄 자식을 더더욱 없다. 내 미래는 내가 준비하는 거다. 건강하고 멋지고 여유롭게!


(105)

내공 30 [언뜻 주는 것 같지만, 얻는 게 훨씬 많은 일]

아무런 '목적 없는 나눔'이 얼마나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지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된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수준의 행위이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지만''아무나 하지 않으며''하는 이는 계속하게 되는' 중독이자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157)

내공 51 [아이 연령대별 거리두기 법칙]

3단계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고양이'로 변신한다.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말 드럽게 안 듣고, 성질머리도 생기고... 잔소리 적당히 끊고, 관심 끄고, 거리를 뒤야 평화롭다.

4단계 대학생이 된 내 자식은 '새'다. 훨훨 날려 보내야 한다, 멋지게! 허전한 마음 꾹꾹 누르며 엄마는 나무가 되어줘야 한다. 새가 자유로이 세상을 날다 지치고 힘들 때, 잠시 가지에 앉아 쉬어갈 수 있도록, 그냥 그 자리에 있어만 주면 된다.


(177)

내공 58 [같은 편끼리 싸우는 기술]

아이가 크면 클수록 귀는 열고, 눈은 감고, 입은 닫아. 그래야 관계 회복의 문이 열려. 그게 바로 돌파구고, 엄마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 깨달음의 시간이 되는 거다.


(187)

내공 61 [작은 행복과 큰 성장의 상관관계]

일상의 작은 행복을 깨알같이 찾아내 그걸 지렛대 삼아 내가 지금 하고 있고, 해야만 하는 '일'에서 극강의 효율을 내보자는 말이다.

악착같이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감사함을 찾아내며 살아왔기에 견딜 수 있었고 잘 해낼 수 있었다.


(219)

내공 71 ['Chance'를 'Choice'로 바꿀 수 있는 용기]

느닷없이 당할 수 있다. 엎어지고 넘어질 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다. 하지만 그걸 형별로 느끼고 넘어진 채 드러누워 있느냐, 내 깜냥과 그릇을 넓히는 '기회'로 여기고 손 탁탁 털고 흙 묻은 바지 훌훌 털고 벌떡 일어나는 '선택'을 하느냐는 오로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좋은 기회 또한 준비한 사람만 거머쥘 수 있는 거고.

'chance'를 알아차리고 'choice'로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행동력, 반드시 우리가 키워야 할 능력이다.


(235)

내공 78 [우울감, 무력감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였다. 내가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그녀들의 상처와 아픔을...

나의 아픔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일, 매일매일이 신비롭다.


(239)

내공 80 [기대는 여자가 아니라 기대되는 여자가 돼버려]

'기대는' 여자가 되지 말고, '기대되는' 여자로 살자. 나아가 '기대고 싶은' 여자가 돼버려. 아싸리하게!


(253)

내공 85 [실컷 놀아야 깊이 몰입한다]

방치가 아닌 '따뜻한 지켜봄', 방임이 아닌 '티 나지 않는 살핌'속에 아이의 몰입력은 놀랍도록 깊어지고 확장된다. 노는 사이사이, 어느 순간 이루어지는 몰입의 현장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엄마는 알게 된다. '이거구나! 이것밖에 없구나!'


(275)

내공 94 ['즉각 실행, 아니면 말고'의 힘]

'촘촘한 계획'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즉각 실행'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최고'의 선택이란 없다. 훗날 최고가 될 현재의 '차선' 혹은 '차차선'의 선택만 있을 뿐!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인생을 깨닫게 해주는 고독한 말,

내가 인생을 살며 종종 떠올리는 말,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

어려운 일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해 줘서 아주 가끔은 좋아하는 말이 쓰여 있다.




육아의 3단계를 지나고 있는 지금.


어젯밤에 난 아이에게 화가 나있었고, 넘어가 주지 않고 그 마음을 표현했다. 오늘 아침에는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으며 눈을 감았고, 아이가 먹고 싶다는 반찬을 해서 바쳤다.


여전히 일관성이 부족한 육아를 하고 있지만,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은 점도 많기에 난 '그래도 괜찮은 엄마'라고 셀프칭찬을 하며 올해를 마무리하려 한다.

(비록 재료는 내가 준비했어도...) 아이가 손수 만들어 준 카나페를 먹으며 연말을 보내는 기쁨을 누리고, 책 선물 받는 걸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책을 골라 선물할 줄 아는(약간의 강요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 괜찮은 아이가 있으니, 나도 괜찮은 엄마라고 결론내릴 수 있겠다. 

2023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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