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함에서 완숙함으로
소녀기에서 아줌마기로: 생의 대전환
소녀의 어리숙함은 곧 사랑스러움이었다.
어릴 적 드라마 여주인공은 하나같이 구멍이 많았고
남주인공이 그걸 귀엽고 사랑스럽게 여기고 메워주며 사랑에 빠지곤 했다.
어리숙함과 엉뚱함을 무기로 귀여움과 사랑을 받아오던 막내, 그 소녀가 결혼을 했다.
이제 그녀의 어리숙함은 사랑받기보다 흠이 될 뿐.
그저 애교와 사랑스러움, 아름다움만 겸비하면 되던 소녀에서 갑작스레 완숙함을 요구받는 며느리, 엄마가 되었다.
소녀는 덜 된 사람,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빠르게 집안일과 엄마노릇에 통달해야 한다.
존재만으로 사랑받고 아름다움에 힘쓰던 소녀기는 지났다. 역할을 요구받는 며느라기가 시작되었다. 요리를 잘하는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가 되어야 가정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기나긴 시기를 맞이하면서 문득 생각한다.
덕분에 사회적으로 평생 요구받던 아름다움에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렇게 아름답고 꿈 많던 소녀는 밑 빠진 집안일의 독에 물을 긷는 아줌마가 된다. 누구도 나의 꿈을 응원하지 않는다. 가정의 일이라는 책임을 다하기만을 기대한다. 엄마는 소리없이 은밀하게 꿈을 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