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러운 연차

칠십 여섯 번째

by 예원

아침에 몸이 뻐근해 체온을 측정하니 37.8도다. 요즈음 이렇게 가끔 미열이 난다. 올해 연차가 딱 3개 남았는데, 아깝지만 하루 연차를 내고 오전 11시까지 푹 잠을 자버렸다. 그리고 낮이 되니 37.3도 정도까지 몸이 식는다.


그래서 오후 1시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가 고프니 소시지 두 개를 굽고 달달한 케첩에 찍어 먹었다. 씻고 책을 읽다가, 잠시 공부를 했다. 그리고는 피아노를 쳤다. 연차를 내고 종일 쉬다보니, 텔레비전을 켜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사실 퇴근 후 마음의 공허한 공간을 소리로 채우고 싶을 때 가끔 티브이를 틀 때가 있다. 의식 없이 떠들고 웃고 싶을 때. 사실 내 마음과 관계없는 세상 여러 소리 듣다 보면 텅텅 빈 마음 울림만 커진다.


급작스러운 연차였지만, 열은 마치 몸이 보낸 신호같은 거였나 싶다. 하루 쉬었을 뿐인데 마음이 찰랑찰랑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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