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멍해지는 날

#4

by 예원

가끔 오늘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돌아왔는데, 다른 날 보다 유독 멍해졌습니다.

이 모든 걸 내려놓고 하루만 일시 정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피아노나 치면서 종일 놀고 싶었어요.


취업 후 일하면서, 최고조로 지옥 같은 한 달이 지난날이었거든요.

몸을 갈아 넣었던 한 달인데 결과 조차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보통 과정이 고통스럽다 해도, 결과가 좋으면 어느 정도 무마가 되는데 이번에는 아니네요.


약간 허망한 마음에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텁텁합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또 수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끝나지 않는 현실이 앞을 가리고 있겠죠.


그래서 조금 차라리 멍해지는 게 낫다는 생각도 합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다시 일어나서 끝까지 달리는 게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라서.

부디 이번 위기를 잘 넘기기 위해, 스스로를 정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보내려고요.


고통스럽다고 꼭 결말이 보상을 받는 것만은 아니란 것.
머리로 알고는 있었는데 현실로 다가오니 쉽지 않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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