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의 규칙이 모두 무너지는 날

by 예원

내 거짓 평안의 영역이 무너졌던 것 같다. 나름 나를 다스리는 방법을 아는 축에 속한다 생각했는데, 줄줄 새고 있었다. 고작 토스트와 햄 하나씩 굽는데 모든 음식이 새까맣게 타버렸고, 커피 물을 붓다가 온 바닥이 흥건해졌다. 킥오프 회의 때는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악기 방이 그리운 마음에 음악을 듣다 보니 눈물도 흐르고. 20주간 가져왔던 온갖 물집들이 다 터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하필, '태풍이 불어 배 안 모두가 비명 지를 때, 피난실에 숨어 나 홀로 평안하다고 핑계 대며 외면하지 말라고.' 오늘의 새벽 묵상의 주제였다.


지금의 내 행동은 숨 고르기인가, 외면인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로 직면해야 하는가. 이 완급 조절은 까마득하게 어렵다. 매일이 이렇게나 새로울 수 있는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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