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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 Aug 20. 2021

시선기록#7미싱, 인생

박음질하다깨달은인생


오랜만에 책상에서 사용할

테이블 매트를 만들었다. 



1미터쯤 박았을 때

아,,, 이게 아닌데?


번쩍-

잘못 박았구나! 


잠시만 다른 생각을 하거나

집중하지 않으면

엉뚱하게 박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30대의 주책일까

뭔가 자꾸 여기저기서 인생이 보인다.


잘못 박고 뜯어야 하는 걸 깨달은 순간

또 인생이 보였다.  


잠시만 딴생각을 하거나

집중하지 않으면

엉뚱하게 흘러가는 게 꼭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잘못 박다가

문득 잘못된 사실을 깨닫고

돌이키려고 해 보지만

바로잡는 과정은 너무나도 힘이 든다.  



잘못된 걸 알지만, 조금 망가졌지만

'그냥 이대로 할까..'

하는 생각도 스쳐간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하기도 싫고,

그 길이 너무도 멀고 힘들어 보인다. 



누군가는 포기하고,

누군가는 힘들고 어려워도

다시 맞는 방향으로

고치고, 바로잡는다. 


 

한참 박은 박음질을 뜯어낼 땐

실뜯개라는 도구가 참 유용하다.  


미싱 박음질은 정말 튼튼해서

실뜯개가 아니면 , 아니 실뜯개로도...

사실 뜯어내는 일이 굉장히 번거롭고 힘들다. 



쪽가위로 한 땀 한 땀 뜯어내야 할 것을

실뜯개가 있으면 비교적 수월하고 빠르게 뜯을 수 있다.   


다시 바로잡고자 했을 때

이런 실뜯개 같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주변에서 이런 도구도 있어, 하고

알려주는 등 도움을 준다면

돌아가는 길이 조금은 수월할 텐데. 



혼자서 한 땀 한 땀 풀어가려고

아등바등 애쓴다면 얼마나 힘이 들까.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돌아가고자,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겠지. 


물론 잘못 박음질 한 걸 뜯어내고 나면

손으로 일일이 뜯어진 실들을

원단에서 뽑아내고 정리해주어야 한다. 


손으로 떼고, 테이프로 떼어도

어딘가에는 끊어진 실들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살면서 되돌리고 바로잡는다 해도

인생에는 그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잘못을 깨닫고,

바로잡고자 노력한다면

그 노력과 과정은 아름다우며

격려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 


조금 흔적이 남을 지라도,

먼 길을 걸어간 끝에서

더 멋지고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2017. LIHA all rights reserved.








친구들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 하다,

'서로에게 실뜯개 같은 사람이 되어주자'는

친구의 말에,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좋은 영향력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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