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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사자처럼 May 25. 2023

다채롭게 빛나는 브랜드를 위하여

DDC 2023 콘퍼런스 브랜딩 과정을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테킷’이라는 교육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LIKELION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파트 최지연입니다. 오늘은 테킷이라는 큰 브랜드 서사* 아래에 여러 경험의 갈림길을 만들어 나가며 고군분투했던 일화를 담아보려 해요. 

 *서사는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시간의 연쇄에 따라 있는 그대로 적는 것을 뜻합니다.


테킷의 브랜드 대서사시가 궁금하신 분은 전편을 확인해 주세요!

볼수록 매력 있는 브랜드를 위하여, 조립식 브랜딩






꿈에 부푼 디자이너에게 찾아온 시련


파트장님 : “DDC 2023이라는 행사(a.k.a 디디콘) 디자인해 볼 사람?!”
나 : “저요!”


"현업 개발자, 디자이너의 생생한 성장 경험담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작년 가을, 테킷은 다양한 교육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위한 콘퍼런스를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곧이어 DDC 2023(Dev. Design Conference)라는 행사명도 탄생했죠. 당시의 저는 오프라인 행사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 라는 열망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기획 취지까지 좋은 DDC 2023의 기획 소식을 들으니 반갑지 아니할 수가 없었죠.


‘디자인은 제가 하겠습니다!’ 를 당차게 외치던 과거의 나


하지만 이내 당찬 포부를 막아서는 첫 번째 시련을 맞이하게 됩니다.


파트장님: 테킷이긴 테킷인데 약간 새로운 테킷을 만들어주세요.
나 : oh …


전편을 읽고 오신 분이라면 아실 텐데요. 테킷은 대표적으로 글래스모피즘 스타일로 소개되고 있어요.

바로 이렇게요.



익숙하지만 새로운 테킷이라는 주제를 처음 만난 것도 아니었고 기존에 디자인했던 케이스들이 있긴 있었지만, 제가 직접 디자인해 본 사례는 아니었기에 '같은 브랜드이지만 새로운 비주얼을 가진다.' 라는 전제조건이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졌었죠.


'어떤 것을 유지하고 어떤 것을 새롭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날들이 길어지고 있던 찰나, 파트장님께서 세 가지 세부 조건값을 더해 주셨어요.


1. 글래스모피즘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단, 브랜드 컬러 등의 기초 자산은 반드시 활용할 것)

2. ‘성장’과 ‘도전’이라는 개념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 메타포 또는 레이아웃을 디자인한다.

3. 이때, 디자인과 개발이라는 주제성은 부가적으로 표현한다.(한 바구니에 너무 많은 달걀을 담지 말자!)


이런 세부 조건값 디렉팅으로 인해 디자인의 큰 맥락을 생각해 볼 수는 있었어요. 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였죠.  특히, 두 번째 항목의 '성장'과 ‘도전’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큰 고민이었죠.






첫 번째 시련을 통해 얻은 교훈


시련을 헤쳐나가기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성장과 도전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해석이었어요. 그 결과, 성장은 ‘나아감’ 도전은 ‘단계’라는 키워드로 연결되었고, 아래와 같은 디자인 콘셉트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탄생한 DDC 2023의 첫 번째 키 비주얼입니다. 다행히도 아래 키 비주얼은 무리 없이 콘퍼런스 기획팀 모두의 OK 사인을 얻어냅니다.



‘자, 이제 행사 어플리케이션들을 디자인해 볼까!’


확정된 키 비주얼을 바탕으로 행사 물품을 디자인하려던 때.. 기획 팀 내에서 새로운 미션이 발화되었어요. ‘DDC 2023은 두 개의 브랜드가 만드는 행사!’라는 것이었습니다.


DDC 2023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콘퍼런스이기에 개발자 양성에 집중력을 키워 온 테킷이 혼자 만들어갈 수는 없는 행사였어요. 그래서 디자이너들의 생장과 소통에 오랜 시간 힘을 보태어 온 ‘디자인 스펙트럼’이 함께하기로 했죠. 그래서 이러한 배경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테킷’과 ‘디자인 스펙트럼’의 브랜드 무드가 더 적극적으로 드러나면 좋겠다! 라는 미션이 추가된 것이었죠.


건강한 행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콘퍼런스를 만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공감도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었지만, '함께'라는 중요한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더 좋은 답을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We'll find a way, we always have.
- Interstella




Step 1. 컬러. 가장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이용하자!


첫 번째로 ‘디자인 스펙트럼’ 브랜드 감상이 잘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자전적 질문을 통해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설계해 보았어요.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명하는 자산 중, 가장 강력한 자산인 ‘컬러’가 소극적으로 적용되어 있기 때문


사람이 객체를 지각하는 가장 첫 번째 유도체는 ‘색채’이기 때문에 브랜드는 ‘컬러’로 시작하고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브랜드는 색채로 인지되기도 하죠


이런 가설을 따라 디자인 스펙트럼의 브랜드 컬러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드러내기로 했죠. 물론 테킷 컬러도요. 그런데 두 브랜드 컬러는 ‘보색’ 관계라 자연스레 섞여들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움직이는 ‘브랜드 씬’을 구성하기로 합니다.





Step 2. 그래픽 요소의 확장 및 변화


점점 사라지는 시간.. 속력을 내고 싶었기에 기존 키 비주얼에 컬러 솔루션을 여러 방향으로 도입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둘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의 관계였어요.


'오프라인 행사 디자인하고 싶다’라고 외치던 시절에는 '...하겠지!' 라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존재의 압박이 점점 더 커져가는 걸 느꼈어요. 오프라인 행사는 ‘지연’이라는 것이 없었죠.(물론 제 사전에도 지연이라는 건 없습니다. 제 이름은 최지연.)


점차 말라가는 저를 바라보던 파트장님이 키 비주얼을 새로이 그려주셨습니다.



‘Spectrum of growth : 성장의 분광’이라는 콘셉트로 새로이 탄생한 키 비주얼.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다양한 성장 경험담을 들어보며 나의 성장 적정 온도와 특색을 찾아가는 콘퍼런스’라는 의미를 가진 키 비주얼이었어요. 그리고 위 콘셉트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과 디자인에 대한 3D 그래픽 레이어들을 키 비주얼에서 과감하게 삭제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어느 한 브랜드로 힘의 축이 기울지 않도록 콘퍼런스만의 독자적인 로고를 간단히 만들어주셨죠.


그리고 Step 1의 솔루션인 브랜드 씬을 구성해 키 비주얼 영상을 만들게 됩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키 비주얼이 나오면 끝이냐고요?


Nope.. 키 비주얼과 핵심 그래픽 요소들의 제작이 마무리될 즈음,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제작 작업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은 키 비주얼에서 핵심은 유지하되, 각 어플리케이션의 특성과 물성을 고려하여 ‘같아 보이지만 약간씩 다른’ 룩앤필로 표현해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테킷과 디자인 스펙트럼의 컬러 사용 비율 및 계단형의 그래픽 레이아웃 등의 핵심 요소는 유지하고 그 외의 부분에 변주를 더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진행했어요.




어플리케이션 1. 리플릿


리플릿의 경우 가장 고민이 많았던 어플리케이션이었어요. 


고민 1 : 개발&디자인이라는 두 개의 콘퍼런스 주제, 스폰서 브랜드의 정보 등.. 한정된 지면에 담아야 할 정보가 한가득!
고민 2 : 키 비주얼과 같은데 다르게 할 포인트는?


이 두 가지의 고민은 어떻게 해소되었을까요?



고민 1은 디자인 데이와 데브 데이의 지면과 아이덴티티 컬러를 분화하는 것으로 해결했고 고민 2는 계단형 레이아웃과 가공방법으로 키 비주얼 감을 유지하고 그레인 등의 효과를 추가하는 등의 변주로 해결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2. 에코백


또 다른 어플리케이션으로 에코백이 있습니다. 에코백에 주어진 미션도 동일하므로 ‘같은데 다르게’ 그래픽 변주를 주었어요. 여기서 끝?


저는 한 발 더 나아가고 싶었어요. ‘지속 가능성,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고 싶었죠. 에코백은 사용품이다 보니 콘퍼런스 이후에도 계속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랐고 아래의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나! OOO 브랜드야!!!'라고 전력으로 소리치는 물품이 아닌

행사 키 비주얼 그래픽을 크게. 로고는 작게.


하지만 콘퍼런스 정체성을 은근하게 느낄 수 있는 ‘넛지’도 잊지 않은

가방 안쪽 헤리*에 적용한 브랜드 컬러.


* 헤리란 바이어스를 만드는 데 쓰는 천 혹은 옷감의 가장자리가 깔끔해 보이도록 덧대는 천을 뜻합니다.


위의 방법들을 적용해서 에코백 디자인을 완료할 수 있었어요.





어플리케이션 3. 손목띠


DDC 2023은 데브 데이 / 디자인 데이가 나뉘어 개최되는 행사이니 만큼 손목띠 역시 데이 별로 달리 보일 필요가 있었어요. 이때 양 일간을 구분 짓는 요소로 ‘컬러’를 적극 활용했어요.


데브 데이의 경우 오렌지 컬러 배경 위에 블루 컬러의 계단형 그래픽을 활용했고, 디자인 데이는 데브 데이의 컬러에서 반전을 주는 방식으로 작업하였습니다. 역시나 그래픽 디자인 변주는 필수죠. 3D 계단 그래픽을 2D 그라디언트 및 면분할로 표현하게 됩니다.





어플리케이션 4. 현장 설치물


현장 설치물 작업 역시 쉽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두 컬러의 블렌딩을 도모하기보단 각각의 브랜드 컬러가 객체로 존재하는 양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격벽의 면을 한 면은 테킷으로, 한 면은 스펙트럼으로 단장했죠.



현장 설치물을 디자인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건 ’이미 인지한 정보를 쉽게 회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었어요. 온라인에서 보아온 키 비주얼이 오프라인 설치물에도 적절하게 녹아들도록  키 비주얼의 변형/변주율을 줄였습니다.


이것이 참석자들의 길잡이별이 되어주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콘퍼런스 곳곳에서 ‘내가 지금 어떤 콘퍼런스를 참여했지!’ ‘아 저기로 가야 콘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구나!’하는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콘퍼런스라는 환경이 주는 어려움


제게 누군가 오프라인 행사를 디자인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냐? 한 가지만 답해봐라.라고 한다면 저는 '시간이 없다.'라고 답할 것 같아요. 일례로 DDC2023은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과 현장 운영에 대한 준비 등이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었어요. 순차 진행이 아니다 보니 여러 가지 애로 사항들이 생겨나기도 했어요.


마케팅 소재나 프로덕트에 필요한 이미지들의 경우, 행사 정보가 확정되지 않아 작업을 하고도 최종 전달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나 라이브 된 뒤 수정을 거치게 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매일 같이 발생했죠.


급변하는 상황 속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기 쉬운 날들이었어요.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모두가 진심과 사력을 다해 행사를 준비했기에 하루 또 하루 버틸 수 있었고 끝내 결과물들을 하나 둘 만날 수 있었죠.





‘오프라인은 체력전이야…!’


여러분도 그러시겠지만 저는 모니터를 통해 디자인을 만들어나갑니다. 그런데 DDC2023에서 만들 결과물은 손으로 쥐고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야만 했죠. 제 생각보다 모니터와 현실의 괴리는 어마어마했습니다.


인쇄소에 데이터를 넘기기 직전까지 인쇄물을 프린터로 뽑고 또 뽑고.. 그런데 뽑을 때마다 내가 보았던 디자인이 아니고..! 인고의 시간이 흘러야만 했어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높아지는 완성도에 두 손 두 발을 들 수밖에 없었죠.




‘제작물과 제작 과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니까’


같은 시간에 ‘제작’을 진행하기 위한 일들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제작 업체 분들과의 일정과 사이즈, 규격 등에 대한 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했고, 수많은 견적서와 계약서, 지출결의서들과 씨름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디자인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메일도 쓰고 전화도 하는 것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상황이 반복되었죠.


그런데.. ‘이게 되네…?’ 시간이 흐르자 적응의 동물인 저는 온앤오프 스위칭에 뛰어난 인재가 되어 계약서 관련 통화를 하면서 디자인 시안을 만드는 초인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가온 결전의 날


전날 늦은 밤까지 현장 제작물 설치를 위해 업체 실장님들과 눈부시게 다투었던지라 겨우 눈을 붙일 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콘퍼런스… 진짜 개최할 수 있을까?’ 다음 날, 끝내 걱정으로 이루지 못한 잠과 무거운 눈꺼풀을 안고 DDC 2023 현장으로 향하게 되었어요.


하얗게 불타버린 나의 모습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지는 날들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DDC 2023에 방문해 주셨고 준비된 스피치에는 열렬한 박수를, 이벤트와 기업 행사에는 적극적인 참여도를 보여주셨습니다.


준비 기간 동안 앓아 온 수많은 걱정과 그에 필살의 의지로 대항해 맞이한 상흔들을 치유받는 기분이었어요. 덕분에 ‘다음에는 이렇게…!’라는 의지의 불꽃이 화르르 지펴지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양일간의 세션을 통해 연사분들의 도전을 통한 성공과 실패담을 들었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약 3 달여 간 TF 팀과 함께 준비한 DDC 2023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간 많이 웃기도, 또 남몰래 울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돌이켜 보면 이 과정을 통해 단기간에 큰 성장을 거두었다는 확신이 차오릅니다.



물론 저 혼자 모든 결과물을 짠-하고 만들어낸 것은 아닙니다. 그 과정 속에서 파트장님께서 발 벗고 나서주셔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TF 팀원들 역시 매 순간 큰 힘이 되어주었죠. 혼자였다면 절대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


어쩌면 이번 디디콘 2023 콘퍼런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도전을 통한 실패와 성공. 그로 인한 성장'을 제가 경험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과정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오늘은 테킷이라는 큰길 위 놓인 작은 이정표. DDC 2023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파트는 테킷이 언젠가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를 위해 큰길 위 여러 갈래 길과 이정표를 만들어 둘 생각이에요. 각자 향하는 곳과 가는 방법이 다르더라도 언젠가 테킷이 여러분과 잠시라도 스치거나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하며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해 나가고 있습니다.


긴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나요!




그리고, 현재 테킷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은 시니어 디자이너 절찬 채용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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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 최지연

LIKELION BRAND COMMUNICATION PART DESIGNER.

사전에 지연 없는 디자이너 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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